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폭발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서 발생한 방사능 유출과 관련해서, 한국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서 부는 바람 방향이 바뀌면서 방사능 유출의 직접적 영향이 한국까지 날아오는 게 아니는 얘기가 오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상청은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3월15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는 오전 8시 기준으로 바람이 북쪽에서 남쪽을 향해 불고 있다. 이는 바람이 후쿠시마에서 도쿄 쪽으로 가고 있다는 얘기다. 도쿄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남서쪽으로 240km 떨어져 있다. 방사능 물질이 바람을 타고 도쿄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쿄 일대가 방사능 공포에 휩쌓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남쪽으로 약 50㎞ 떨어진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는 오전 8시 현재 초속 1.5m의 북동풍이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바람 방향이 이어지면서 더욱 거세지면 도쿄 지역까지 위험할 수 있다는 관측이 그래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일본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은 “한국도 일본의 방사능 유출로 위험한 것이 아니냐”는 공포에 휩쌓인 글을 많이 올리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바람 방향이 이제 한국쪽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가급적 외출을 금하고, 실내에 머물고, 창문도 닫아야 한다" “3월15일 오늘 오후 4시쭘이면 일본 방사능 유출 물질이 한국에 올 수 있다고 한다”고 하는 등 상세한 행동요령까지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상청은 이같은 국내 네티즌 동향과 관련해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 후쿠시마에서 부는 바람의 방향은 국내에 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후쿠시마 주변의 지상 바람은 하루에도 수시로 바뀌고 일정 지역에서만 부는 국한된 바람이라는 설명이다. 기상청은, 현재 일본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서 방향이 바뀌었다는 바람은 지상 부근의 바람이 바뀌었다는 얘기라고 설명한다. 물론 공기와 바람에 대한 문제를 무조건 0%라고 단정지어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이같은 후쿠시마 바람이 1000km 이상 떨어진 한국까지 영향을 주는 바람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다고 기상청은 말한다.
기상청은 “현재 일본 동쪽에 있는 저기압 때문에 그 지역은 동풍이 불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한반도는 찬공기가 북서쪽에서 내려오고 있기 때문에, 즉 북서풍이 불어 이 동풍이 한국까지 힘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또 어느 정도 높이 올라가면 서풍이 늘 강하게 분다고 기상청을 설명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주변 바람이 한국에 영향을 끼칠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다.
하지만 바람의 방향이 극단적으로 변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지금까지 바람이 주로 동쪽으로 불어 방출된 방사능 물질이 한반도에 도달할 양은 극히 적을 전망이다. 만약 바람 방향이 한반도 쪽으로, 결정적으로 바뀐다면 바람을 타고 누출된 방사능 물질이 몰려올 가능성도 높아진다. 기상청 관계자는 "방사능이 누출된 후 대기 중으로 대량 확산될 경우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정도를 지속적으로 파악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난포커스(http://www.di-focus.com) - 유상원기자(goodservice@di-f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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