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원`, 우리홈쇼핑 전철 밟지 않을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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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통신위원회가 쇼핑원의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방송채널사용사업을 승인함에 따라 TV홈쇼핑 시장은 6개 채널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쇼핑원은 이르면 오는 9월 이후 첫 전파를 탈 예정이다.

 업계는 쇼핑원이 향후 3년 내에 약 1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우리홈쇼핑의 전례를 들어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 역시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으로 설립됐으나 경영난을 겪다 지난 2007년 롯데에 매각된 바 있다.

 특히 후발주자로서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소위 ‘황금채널’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본이 풍부한 현재의 홈쇼핑 5개사가 공중파 채널과 근접한 채널들을 이미 선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홈쇼핑 업체들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로부터 채널을 따내기 위해 지불하는 금액은 업체당 많게는 연간 800~1000억원에 이른다. 쇼핑원 초기 납입자본금이 1000억원임을 감안하면 쉽게 감당하기 힘든 액수다.

 김경기 한화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낮은 유통수수료를 책정한다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로우(숫자가 낮은)채널 확보를 위한 SO 수수료를 낼 여력이 없을 것”이라며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사업의 성공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중소기업 제품 의무 편성비율이 80%라는 점도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다. 농수산품을 주로 취급하는 NS홈쇼핑을 제외하면, 현재 각 사별 중소기업 제품 편성 비율은 55~60% 안팎에 불과하다. 중소기업 제품 시청률이 대기업보다 낮아 수익성이 저하된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해피콜처럼 TV 홈쇼핑에서 성장한 스타 중소기업도 더러 있지만, 아직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만 한 중소기업제품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리홈쇼핑이 매각된 2007년 이전과는 달리 홈쇼핑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는 점에서 사업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07년 3조4400억원 수준이었던 TV홈쇼핑 시장은 지난해 5조5000억원까지 늘었다. 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올해 사상 처음 6조원을 돌파한 약 6조1200억원까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