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에 대한 과학기술 분야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 구체적인 프로젝트 형태로 세계 각지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을 토대로 신흥 경제대국으로 급성장한 한국을 배우려는 개발도상국이 늘면서 과학기술 분야가 한국의 글로벌 위상을 격상하는 핵심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 분야 공적개발원조 수요증가에 맞춰 출연연을 비롯한 과학기술단체를 중심으로 활발한 ODA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동남아시아·중남미 등의 국가를 대상으로 한 과학기술 ODA사업을 추진 중이다. KIST에는 최근 에콰도르 대통령, 코스타리카 외교장관·과기부장관, 에티오피아 과기장관, 짐바브웨 교과부장관 등이 KIST를 방문, 연구소 설립·운영 노하우 전수를 요청했다. KIST는 동남아 지역에 KIST와 같은 종합과학기술 연구소를 설립하기 위해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대표단을 파견, 논의를 진행 중이다. 250만 달러가 투입되는 인도네시아 에너지환경연구센터도 내년 말까지 설립될 예정이다.
문길주 원장은 “과학기술 분야는 단순 인력파견이 아니라 프로젝트형 사업이 많아 장기적으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이 된다”며 “산업경제적 측면에서도 국내 수출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기술연구회는 최근 한국국제협력단과 업무협조약정을 체결하고 ODA사업에 팔을 걷어 붙였다. 업무협력을 계기로 연구회 소관연구기관들은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개발도상국에 대한 연구센터 설립 지원, 한국개발 경험 전수, 과학분야 교육 프로그램 사업을 마련, 시행할 계획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역시 말레이시아 첨단기술민관공사(MIGHT)와 협약을 맺고 과학기술 분야 노하우 전수를 위한 컨설팅 사업을 진행 중이다. KISTEP 측은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상업화 목적 R&D 사업인 ‘테크노펀드’에 대한 시범평가를 오는 6월말까지 수행할 예정”이라며 “이와 별도로 140여개 개도국을 회원으로 보유한 국제과학기술기획혁신센터(ISTIC)와는 향후 3년간 회원국 대상의 R&D 교육·컨설팅 사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개도국의 과기정책 전문성 확보를 지원하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10년 이상 운영 중이다. STEPI는 튀니지 과학기술정책연구과정과 콜롬비아 과학기술혁신정책 연수과정(STIP)을 진행한 데 이어 올해는 멕시코와 중남미 대상 ODA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ODA사업이 개도국의 생계개선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과기분야의 예산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OECD 개발협력위원회(DAC) 가입을 계기로 ODA규모를 2015년 GNI(국민총소득) 대비 0.25%로 확대할 방침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한국의 ODA 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