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신용카드사를 향해 불법모집 행위와 마케팅 과당 경쟁을 엄단하겠다며 칼을 빼들었다. 최근 은행권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에 이어 금융업 전반에 대한 감독이 강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파장이 만만치 않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7일 국민, 롯데, 비씨, 삼성, 신한, 하나SK, 현대 7개 신용카드사 최고경영자(CEO), 여신금융협회장 등을 불러 간담회를 열고 “불법 모집 행위 및 불건전 영업 경쟁 행위에 대해 엄중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물론 KB국민카드 독립에 따른 카드시장 전반의 경쟁 과열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의미를 내세웠지만, 카드사 CEO들은 향후 영업에 적잖은 부담을 안고 갈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신용카드 이용 실적은 517조4000억원, 자산규모는 75조6000억원으로 지난 2002년 카드사태 직후인 2003년 수준(이용실적 517조3000억원, 자산규모 78조9000억원)에 이미 근접했거나 일부 넘어선 상황이다.
이에 금감원은 카드사의 무리한 외형 확대 경쟁이 고위험 자산의 급증으로 이어져 다시 2002년 카드사태와 같은 부실로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선제적 감독을 강화하고 나선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당국이 자꾸) 길거리 모집 등 모집 장소에만 초점을 맞추는데, 진짜 문제가 되는 것은 그렇게 수집된 신청서를 기초로 얼마나 카드사들이 심사를 잘 해서 발급을 제대로 하느냐”라며 “모집된 장소라든가 방법만 갖고 문제를 삼는 건 문제의 핵심을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현금서비스라는 단기성 상품에 대한 위험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카드론이나 리볼빙 등 장기적이면서도 금리가 조금이라도 낮은 상품에 주목하고 있다”며 “당국이 이 같은 시장에서 형성된 구조를 무시한 채 카드론 등을 인위적으로 억제할 경우, 고객들은 대부업체 등에서 더 높은 금리 부담을 안고 자금을 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금감원의 분석치를 보더라도 국내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취급액은 2008년말 88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81조300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카드론 취급액은 같은 기간 18조3000억원에서 23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이진호·김준배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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