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다양한 단말기로 데이터 용량을 나눠 쓰는 OPMD(One Person Multi Device) 서비스 ‘T데이터 셰어링’의 무제한 요금제를 종량제 방식으로 변경했다.
스마트패드 확산에서 비롯된 이동통신 환경 변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전략적 판단 오류로 인해 SKT는 고객서비스 후퇴의 ‘불명예’를, 신규 고객은 혜택에서 배제되는 ‘불만족’을 감수하게 됐다.
3일 SKT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남은 데이터 서비스 용량을 스마트패드 등 다른 단말기를 이용해 최대 5회선까지 사용할 수 있는 T데이터 셰어링의 이용조건을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여 만에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인원55’ 이상 요금제 가입자 가운데 오는 9일부터 OPMD 회선을 새로 등록하는 고객은 요금제별로 700MB~2GB까지 일정 용량 내에서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기존에는 데이터 무제한 사용이 가능한 올인원55 이상 가입자는 T데이터 셰어링으로 다른 단말기에서도 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했다.
SKT는 지난해 6월 T데이터 셰어링 출시 이후 두 달 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T데이터 셰어링 역시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비슷한 시기 KT가 OPMD 서비스에 대해서는 데이터 무제한 적용이 되지 않도록 약관을 변경한 것과는 대조적인 조치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애플 ‘아이패드’ 삼성전자 ‘갤럭시탭’ 등 스마트폰에 비해 많게는 10배 가까이 많은 데이터를 소진하는 스마트패드가 확산되면서 데이터 무제한 OPMD 서비스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SKT는 지난해 11월부터 T데이터 셰어링 약관 변경을 검토해오다 지난달 중순 방송통신위원회에 데이터 공유량에 제한을 두는 약관 변경을 신청, 인가받았다.
SKT 측은 “4~5% 가입자가 전체 50%에 달하는 데이터 용량을 차지하는 등 소수에 편중된 데이터 이용으로 대다수 고객 서비스에 차질을 빚을 우려를 해소하고 전체 고객이 최적의 통화품질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SKT는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2만3000여 무제한 T데이터 셰어링 서비스 사용자에는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오는 8일까지 신규 서비스 신청자에게는 무제한 방식 가입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같은 설명에도 SKT가 내부 사정을 이유로 고객 편의를 위해 내놓은 서비스 혜택을 스스로 줄인다는 점에서 일부 논란이 예상된다. 공교롭게 SKT가 다음달 말 ‘아이패드2’ 국내 출시를 앞두고 약관을 변경한 것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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