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자문형 랩` 금감원 가이드라인 만든다

개인별 맞춤형 투자 상품인 자문형 랩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진정책 마련에 나섰다.

자문형 랩은 고객 개개인 명의의 계좌로 금융투자상품을 운용하고 수수료를 받는 상품으로, 지난해 3월 이후 높은 수익률을 올리면서 대규모 투자 자금이 몰리자 가입자 확보를 위한 증권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각종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금융감독원의 고위 관계자는 24일 "자문형 랩 상품은 공격적인 운용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지만, 주가 하락 때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증권사들이 지나치게 고수익만을 내세우는 등 마케팅이 과열돼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금감원은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자문형 랩 상품 가입자의 연령대, 투자금 규모, 투자 성향 등을 유형화하고서 이를 기반으로 마케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모든 증권사가 준수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증권사들은 리스크 부담 능력이나 고수익 추구 성향 등을 기준으로 고객들을 분류해 맞춤형 마케팅을 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퇴직하고 별다른 소득이 없어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희망하는지, 여유자금으로 고수익을 노린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는 지 등을 고려해 가입자를 유치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조만간 완성될 것이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자문형 랩 등 파생상품의 영업 실태를 파악하고자 고객을 가장한 암행감찰(미스터리 쇼핑)도 벌일 예정이다.

고위험 상품이 증권사 영업 현장에서 어떻게 판매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이르면 이달 중에 미스터리 쇼핑에 들어가 규정 위반 사례가 발견되면 해당 증권사 본사에 통보해 자율적인 개선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한편, 증권업계 상위 12개의 자문형 랩 잔고는 작년 3월 말 5천억원을 넘어선 이래 12월에 5조원으로 7개월 만에 10배 넘게 성장했고, 지난달 말에는 7조원 대를 돌파했으며 연말에는 30조원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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