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제주 행원풍력발전단지에서 발생한 풍력발전기 화재의 원인은 노후된 유압시스템 때문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제주도의 의뢰로 풍력발전기 화재 원인을 조사해온 한국기계연구원 재료연구소 산하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센터장 황병선)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두 달 동안 실시한 조사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사고 당시 `공력 브레이크`(Air Break)를 움직이는 유압시스템이 노후된 상태였으며, 강풍 때문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멈춰 있던 회전날개가 돌게 됐다. 이때 `기계 브레이크`가 회전력을 감당치 못해 브레이크 패드 마모, 금속 간 마찰이 일어났고 불꽃이 점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풍력발전기 회전날개는 통상적으로 분당 35회 회전하도록 설계돼 있지만, 사고 당시 화면을 분석한 결과 적어도 분당 60회 이상 회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력 브레이크는 회전날개 각도를 제어, 속도를 조절하는 주 브레이크로 회전속도를 감소·정지시킬 때 쓰이며, 기계 브레이크는 거의 멈춘 회전날개의 추가 회전과 흔들림을 막는 역할을 하는 보조 브레이크다.
또 회전날개가 고탄성 소재로 만들어져 파손 당시 굉음이 많은 목격자를 놀라게 했다고 연구센터는 설명했다.
황병선 센터장은 "이번 사고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생한 풍력발전기 화재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지난 20년간 보고된 사고 915건 중 회전날개 파손, 화재, 구조적 파괴 순으로 사고 발생 빈도가 높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25일 제주시 구좌읍 행원풍력발전단지 풍력발전기 2호기에서 불이 나 상부 대부분이 불에 탔고, 기둥의 중간 부분이 부러지면서 옆에 있던 육상양식단지를 덮쳐 건물 일부가 부서지는 피해가 났다.
불이 난 풍력발전기는 세계 최대 풍력기업인 덴마크 베스타스사(Vestas)에서 생산해 1998년 설치된 것으로, 도내에서 설치·운용 중인 51개 풍력발전기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부산=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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