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도 `인터넷 중단` 못시킨다

 비상시 대통령에 미국 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하는 권한을 주는 이른바 ‘인터넷 킬 스위치(Kill Switch)’ 법안 명칭이 수정됐다. ‘사이버 보안과 인터넷 자유 법(Cybersecurity and Internet Freedom Act)’으로 변경했다.

 최근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민주화 시위가 확산되자 여론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감행한 인터넷 서비스 중단 사태를 계기로 미국에서도 이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법안 명칭 자체에 오해의 소지를 없앤 것이다. 즉, 국가 원수가 인터넷 서비스를 함부로 차단할 수 없도록 했다.

 21일 C넷은 미 의회가 기존 법안에서 ‘인터넷을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이란 문구를 포함하지 않고 법안 명에 ‘인터넷 자유’란 문구를 넣는 등 법안 일부를 수정했다고 보도했다.

 미 연방 상원은 지난해 대통령이 국가 비상 상태시 인터넷을 도중에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국가 자산으로서의 사이버 공간 보호법(Protecting Cyberspace as a National Asset Act)’을 추진해왔다. 이 법안은 이미 상원 정보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최근 이집트 인터넷 차단 사태 등을 겪으며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의회는 이 법의 이름을 ‘사이버 보안과 인터넷 자유 법(Cybersecurity and Internet Freedom Act)’으로 바꿨다.

 조셉 리버만 상원의원과 함께 이 법안을 제출한 수잔 콜린스 상원의원은 “이 법안에서 인터넷을 차단할 수 있는 긴급 상황은 매우 중요한 인프라에 발생하는 비상사태에만 한정된다”며 “정부가 디지털 자원을 보호할 중요성을 인지하기 전에 온 라인에서의 9. 11 테러와 같은 일이 일어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리버만 의원은 “이 법안에 킬 스위치는 없다”며 “이 나라에서 대통령이 작위적으로 인터넷을 중단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리버맨 의원은 “이 법률은 에너지 전송과 물 공급, 금융 서비스 등 사회 주요 시설에 위기 상황이 도래했을 때만 적용된다”며 “사이버 공격 시 이런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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