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설계-기관장에게 듣는다]<29>이근협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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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하는 주체는 사람입니다. 특히 표준화·시험인증 등 TTA 업무는 100% 사람에 의해 그 성과가 결정됩니다. 이 때문에 지난 1년간 사람이 중심이 되는 조직문화와 장기 비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올해부터는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표준화기구가 되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것입니다.”

 다음달 11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이근협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회장은 지난해를 TTA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기간이라고 말했다.

 “취임 후 조직을 보니까 중장기 계획이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1년 TTA 비전과 중장기 경영전략 체계를 새로 수립했고 성과관리시스템, 경영정보시스템 고도화 등 경영 인프라 구축을 추진, 완료했습니다. 올해는 새로운 전략과 시스템을 가동하는 원년입니다.”

 이 회장은 먼저 새로운 중장기 경영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ICT 표준과 시험인증의 글로벌 리더’라는 비전 아래 △글로벌 역량 강화 △미래 성장 기반 확대 △고객 중심의 서비스 실현 △열린경영 구현의 4대 전략을 수립했다.

 “올해는 미래 먹을거리 창출을 위한 신사업 발굴 활동을 강화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이를 중장기 경영전략에 반영하는 한편 중장기 경영전략 자체도 대외 정책, 기술 환경 변화를 수용해 실행력을 높이도록 보완 추진할 계획입니다.”

 먼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성과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경영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사업비용 분석을 통해 원가관리 개념을 도입했다. 계량화된 전사 경영목표 제시와 단위조직 및 개인 실적까지 통합된 성과평가 관리체계를 운영하고, 합리적 보상도 추진할 예정이다.

 직원 역량 강화와 조직문화 활성화를 위해서도 내실 있는 교육제도 운영과 사내 소통 활성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세부 실행계획은 ICT 표준화 부문과 시험인증, 그리고 사업지원 부문으로 나눠 추진한다.

 

 -표준화 부문의 성과는 무엇입니까.

 ▲2010년을 마무리하며 TTA는 1989년 첫 표준을 제정한 이래 21년 만에 누적 표준 1만건을 달성했습니다. 정확히는 총 1만275건(유효표준 기준)에 달하며 전송·전파·IT응용·정보보호·소프트웨어·이동통신·방송 등 정보통신 전 분야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2010년에만 1537건의 표준을 채택했으며, 이를 위해 185개 회원사에서 4600여명의 전문가가 표준화에 참여했습니다.

 휴대폰 충전기 단자 표준 등 TTA 표준 중에는 우리 일상 속에 자리 잡은 표준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서비스되고 있는 와이브로(WiBro)와 지상파DMB도 TTA 표준입니다. 이 두 표준은 모두 2007년 ITU 국제표준으로 채택, 정보통신 강국의 위상을 한층 높인 사례입니다.

 작년에도 IPTV 교환 가능한 수신제한시스템(iCAS), IPTV 미들웨어 등 IPTV 관련 표준 제정으로 단말기 간 호환성·이동성 확보에 기여했고, 국제적으로는 20핀 충전표준의 국제표준화를 통해 기후 변화 및 국가산업 발전과 국제 경쟁력 제고에 기여했습니다.

 올해도 다양한 전략을 통해 표준화 선진국으로서의 성과를 더 크게 확대시켜 갈 계획입니다.

 -표준화 선진국으로의 위상을 이어가기 위한 직접 표준화 작업 이외의 활동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TTA는 표준화 선진국으로서 개발도상국의 기술·표준 경쟁력 강화를 위해 ITU와 공동으로 표준 자문 프로그램 및 표준화 격차 해소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한·아프리카 장관급 경제협력회의(KOAFEC)에서 승인한 100만달러 규모의 신규사업을 아프리카개발은행(AFDB)과 공동으로 해당 지역 개도국들의 ICT 기술 및 서비스 성장을 적극 지원하는 ICT 협력사업을 추진합니다. 협력사업을 통해 국내 산업체의 개도국 시장 진출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전략적 국제표준화 협력 강화를 위한 활동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2002년 TTA 주도로 설립된 한·중·일(CJK) IT표준협력회의 11차 회의가 오는 4월 일본에서 개최됩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IMT, RFID/USN, UNIOT(Ubiquitous Networking in Internet of Things) 분야에서의 협력, 특히 IMT 어드밴스트 이후 표준화 협력을 위한 WG 산하 SIG 신설과 보안 분야 작업반 신설을 주도해 한·중·일 협력 분야를 더욱 확대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10월 말 캐나다에서 개최되는 제16차 세계표준협력회의(GSC)에서는 ITU 및 세계 주요 표준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그린 ICT, 스마트그리드, 4G, M2M 등의 기존 및 신규 핵심 기술 분야에 있어 TTA 표준의 국제표준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구축키로 했습니다.

 -대외적인 활동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국내 경쟁력 확보도 관건입니다. 이를 위한 전략은 무엇입니까.

 ▲TTA가 명실상부한 ICT 표준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기 위해 국내 산학연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TTA 표준화 활동 참여를 유도하고 더욱 선진화된 표준화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다양한 업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먼저 ‘ICT 중점기술 표준화 전략맵(ver. 2012)’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시급히 표준화가 필요한 분야는 무엇인지, 국제 경쟁력을 가지고 선도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인지 등을 고려해 표준화 항목을 발굴하고 전략을 세우는 작업입니다.

 작년에는 40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총 6개 분야에서 398개의 세부 항목을 꼽은 바 있습니다. 2011년에도 전략맵 수립을 통해, 산업체 및 TTA 표준화위원회, ICT 국제표준화전문가, ICT 표준화전략포럼 등에 제공해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표준화 추진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 IEEE802, IETF, OMA, W3C 등 국외 포럼·컨소시엄의 전략적인 대응을 위한 국내 미러(Mirror)포럼 역할을 수행하고, 국내 시장의 요구를 적기에 반영한 포럼 표준 개발을 통해 국내 산업 및 민간 표준화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입니다. 올해도 핵심전략 분야의 30여개 포럼을 선정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국내외 산학연관 전문가 간 정보교류와 표준화전략 수립을 지원키로 했습니다.

 이외에도 표준화 성과를 이용자들이 누리면서도 표준화 과정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용어사전 제공 및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표준화 이외에 TTA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시험인증 부문입니다. TTA가 어떤 역할을 합니까.

 ▲TTA 시험인증연구소는 2001년 설립 이후 세계 최고 수준의 시험 인프라를 통해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방송 및 이동통신 등 ICT 분야 각종 제품의 시험인증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제품의 품질 수준 향상은 물론이고 적기에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블루투스, USB, 패키지 소프트웨어, DMB, GSM, WCDMA, 와이맥스에 이르기까지 업체가 원하는 시험 분야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모든 역량을 기울여 왔고, 그 결과 이제 세계가 인정하는 명실공히 글로벌 시험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했습니다.

 -시험인증 분야의 성과와 목표를 말씀해 주시지요.

 ▲TTA는 그동안 글로벌 시험기관으로서 SGS, 세테콤(Cetecom) 등 세계 굴지의 시험기관과 어깨를 나란히하기 위해 블루투스, USB, GSM/WCDMA, 와이맥스 등 7개 기술 분야에서 9개 국제공인 시험기관 인정주체로부터 시험기관 자격을 획득했습니다.

 이런 국제공인 시험기관 자격을 바탕으로 설립 이후 2010년까지 1만287건 시험 이외에 2827건 인증 등 총 1만3114건의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올해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와이파이, USB 3.0, 컨티뉴어, u헬스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 포트, 디지털CCTV, OTAP 등 7개 기술 분야에 대한 국제공인 시험기관 자격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입니다.

 -가장 관심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산업을 꼽으신다면.

 ▲2014년까지 전 세계에서 4억4000만명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보이는 LTE는 빼놓을 수 없는 분야입니다. 현재 시험 시장 형성 초기 단계에 있으나, 전 세계 이동통신사의 80% 정도가 채택하는 등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런 세계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TTA는 지난해 RF 시험장비 일부를 확보했으며, 올해는 프로토콜 시험장비까지 구비해 본격적인 LTE 시험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 지난 2010년 11월에 발족한 ‘방송장비 시험인증센터’가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방송장비 시험인증센터는 방송장비의 고신뢰성 및 고품질화를 통한 국내 방송장비 시장 활성화 목적으로 설립됐습니다. HD, 3D, AT-DMB, UHD 등 방송국용 차세대 방송장비의 시험 인프라를 구축해 방송장비 국산화율 제고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설립 초기 방송사용 HD 방송장비 9종(송신기, 중계기, 변조기 등)의 공통 시험규격을 개발했습니다. 작년은 3D 방송장비뿐만 아니라 전체 방송장비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비방송 사용 장비에 대한 시험서비스도 확대했습니다. 특히 각종 전시회 참여 등 인증 받은 우수 장비에 대한 해외 홍보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TTA는 민간기구입니다. 때문에 경영 본질에 고민도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최근 ICT 분야의 경기 침체 및 스마트폰 열풍으로 인한 휴대폰 출시 모델의 감소 추세 영향으로 2008년을 기점으로 시험수수료가 감소되고 있어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영성과도 중요하지만, 기업·기관 등 고객의 가치 창출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TTA 시험인증대상 제도’를 마련해 TTA를 활용하는 업체에게 조금이나마 수수료 감면 등 혜택을 제공, 기본적인 수요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TTA의 정책이 고객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기본 전제입니다.

 -TTA는 민간기구이면서 국가적인 ICT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용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때문에 조직원의 사명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의 주체는 사람입니다. TTA도 그 시작은 직원들입니다. 직원들의 역량 강화와 조직문화 활성화를 위해 내실 있는 교육제도 운영과 사내 소통 활성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지난 5월에 문을 연 TTA 서현아카데미는 직원들의 교양, 정서 함양 프로그램으로 인문, 역사, 예술, ICT 기술동향 등 여러 분야에 대해 매월 2회 시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직원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더욱 개선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탄력근무제는 직원들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올해 1월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자기계발과 육아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활력 넘치는 조직문화 실현을 위해서는 젊은 실무자로 구성된 주니어보드제를 도입해 직원간 커뮤니케이션을 증대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산악회, 야구동호회, 축구동호회 등 9개 동호회의 확대 및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습니다.

 ‘행복하고 편리한 그린 ICT 세상, TTA가 만들어 갑니다’라는 TTA 캐치프레이즈처럼 먼저 직원들이 행복하고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제공을 통해 대한민국 ICT 전반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갈 생각입니다.

 

 

 ◇올해 TTA 표준화 중점 추진계획은

 2011년 ICT 표준화의 핵심은 ‘미래 시장 요구와 서비스를 위한 선제적 표준제정과 우리 기술의 전략적 국제표준화’다.

 이를 위해 TTA는 스마트워크, 모바일 보안, IPTV, 3DTV 등 시장 선점 효과가 큰 분야에서 600여건의 TTA 표준을 제정할 계획이다. 또 그간 논란이 되었던 휴대폰 한글문자판의 국가표준을 완성하는 한편, 국제적으로는 4세대 이동통신 표준인 와이브로 에볼루션과 3GPP LTE 어드밴스트 최종 규격을 ITU에 반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200여명의 국제표준화 전문가 풀을 구성하고, 국제회의 의장단에 120명을 진출토록 해 세계 2위권을 수성하고, 표준화 전략맵 개발 등을 통해 국내 표준화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는 TTA에서 표준으로 개발한 IPTV용 교환 가능한 CAS(iCAS), 서비스 탐색 및 선택 등 주요 기술을 ITU-T 표준에 반영할 계획이다.

 최근 탄소배출 감소, 신규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인 효과로 주목받는 스마트워크를 위한 표준화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인 표준화를 추진한다.

 보안 분야에서도 ‘스마트 모바일 보안 강화’를 위해 모바일 앱에 대한 안전성 검증기준 및 사용자 가이드라인, 스마트폰용 보안 백신, 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 보호 기술 등에 대한 표준을 추진한다. 또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편의성 증진을 위해 모바일웹, HTML5, 증강현실 등 차세대 웹 표준 개발에도 주력한다.

 4세대 이동통신과 3DTV 분야의 국제표준화 선도를 위해 LTE 어드밴스트와 와이브로 에볼루션의 국내표준 제정과 국제표준 반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 3DTV의 송수신 정합 규격 제정을 통해 서비스 호환성을 위한 규격 표준을 ITU, ASTC 및 MPEG 등의 국제표준에 반영시켜 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6월 말까지 관계자의 의견수렴을 거쳐 휴대폰 문자판 국가표준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근협 회장은

 이근협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회장은 지난 1979년 기술고시 15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30여년간 통신 분야 외길을 걸어온 한국 통신역사의 산 증인이다.

 1984년 세계 최고의 통신시스템 회사인 에릭슨 파견 등을 통해 공직 생활 초기부터 국제적인 감각을 두루 익혔다는 평가다. 특히 방송통신의 기본인 전파 분야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전파관리국 주파수과 통신사무관을 비롯해 중앙전파관리소의 감시1과장, 주파수과장, 전파방송관리국 전파방송기획과장, 전파연구소장, 중앙전파관리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3월부터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장으로 취임, 국내 ICT산업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장기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으며 국방대학원에서 안전보장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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