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아이폰4를 구입한 대학생 최수영 씨는 요즘 부쩍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친구와 통화하는 일이 잦아졌다.
일반 휴대폰을 쓰고 있을 때만 해도 분당 300~400원 요금이 부담돼 주로 메일을 주고받았지만, 스마트폰 전화 애플리케이션(앱) `바이버`를 통해 공짜 통화가 가능해졌다. 문자 역시 `문자아띠` 앱으로 무료로 주고받는다.
최씨는 "스마트폰을 쓰면서 해외에도 부담 없이 전화하게 됐다"면서 "유학을 준비하고 있어 이런 무료 앱이 더 유용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앱을 활용한 공짜 통화·공짜 문자가 일상화됐다. 스마트폰에서 무선랜(와이파이)이나 3G(세대)망을 통한 인터넷 사용이 자유로워지면서 이동통신사에 통화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음성, 문자 전달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수익 감소를 우려한 이통사들은 인기 앱과 제휴하는 등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실제 `공짜`라는 무기를 갖춘 앱들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문자를 무료로 보낼 수 있는`대박` 앱 `카카오톡`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도 안 돼 7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중동 등 해외에서도 인기서비스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 등장한 글로벌 무료통화 앱 `바이버`는 로그인을 하지 않고 있어도 전화를 받을 수 있고 부재중 전화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가입자들을 모으고 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구별 없이 무료 통화와 무료 문자가 가능한 `올리브폰` 역시 출시 40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광고를 보면 무료 문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문자아띠도 30만명 이상이 가입해 돌풍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무료 통화 및 문자 서비스 앱 시장이 눈에 띄게 확대되면서 다음과 네이버도 동참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무료 문자·음성쪽지 서비스 `마이피플`을 업그레이드해 통화까지 할 수 있도록 했고 NHN은 카카오톡과 유사한 `네이버톡`을 공개했다.
이런 앱들의 인기는 이통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데이터 정액제에 가입한 이용자들이 이통사에 한 푼도 안 내고 음성통화와 문자를 쓰기 때문이다.
초기엔 앱을 차단하는 등 강력 대응했던 이통사들은 최근 인기 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KT는 지난해 12월 카카오톡에서 상대방에게 선물할 수 있는 `기프티쇼`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휴 모델을 만들어냈다.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상대방에게 커피, 케이크 상품권 등을 선물할 수 있도록 해 반응이 좋다.
나아가 이통사들이 직접 무료 통화 앱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음성 통화는 무료로 제공하되 광고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해 수익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스마트폰 보급을 도와주는 무료 통화, 무료 문자 앱은 다른 콘텐츠 소비를 늘려준다는 점에서 이통사들에 장기적으로 이익을 준다"면서 "이용자 처지에서도 통신비를 낮추는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주목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황지혜 기자/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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