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MWC]스마트폰 성능 양극화, 스마트패드 처녀작 다양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1은 전시 개막 초반 한국 업체들이 강력한 스마트폰 신제품으로 열기가 뜨거웠다. 그러나 한국 업체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신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운데다 그나마 전시된 제품들도 일부 기능만 업그레이드돼 참관객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반면에 듀얼코어로 무장한 한국 업체들의 제품은 올해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어갈 혁신적인 성능을 자랑하면서 글로벌 최대 모바일 행사의 체면을 살려줬다. 이에 반해 스마트패드 제품들은 무난한 처녀작들의 등장으로 새로운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테마를 형성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력한 제조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의 독주가 예고됐으며 스마트패드 시장은 춘추전국 시대로 돌입하는 막이 열렸다. <편집자주>

 

 ◇스마트폰, 듀얼코어를 중심으로 양극화…3D 콘텐츠 등도 차별점=MWC 2011에서 새롭게 등장한 스마트폰은 듀얼코어로 무장한 ‘맹장’들의 선전이 크게 돋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듀얼코어 제품으로 전시회 초반부터 세몰이를 시작하면서 올해 앞으로 등장할 최고급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구분점을 듀얼코어로 규정됐다. 운용체계(OS)는 안드로이드 2.3버전인 진저브레드로 통일되면서 더 이상 특별한 이슈로 떠오르지 않았다. 지난해 안드로이드폰에 시선이 집중된 것과는 크게 변화된 것이다.

 반면에 3D 콘텐츠 시청이나 녹화, 풀HD 영상을 TV로 연결해 각종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퍼포먼스 등이 주요 테마로 이어지면서 하드웨어 성능을 크게 부각시키는 것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하드웨어 성능 차이 경쟁이 시작되면서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단말기 제조 능력 차이와 이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고용량의 콘텐츠 제공 등이 휴대폰 제조사들의 중요한 숙제가 될 전망이다.

 이번 행사에서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들의 스마트폰 신제품 경쟁은 한국 기업들의 ‘완승’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외하고는 뚜렷하게 차별화된 신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몇몇 휴대폰 제조사가 내놓은 신제품들은 일부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마이너 체인지’ 수준의 신제품만 나열됐다. 반면에 삼성과 LG는 완벽한 주력제품으로 전시장을 압도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 Ⅱ는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늘어설 정도로 이번 전시회의 스타로 떠올랐다. LG전자의 옵티머스 3D도 무안경 3D 영상을 끊김 없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듀얼코어의 장점을 최대한 잘 살렸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에 반해 행사 중에 스마트폰 신제품 5종을 내놓은 HTC는 큰 틀의 변화를 못 느낄 정도로 평이한 수준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플레이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을 접목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스마트패드, ‘허니콤과 듀얼코어’ 경쟁…차기 모델이 진검승부처=이번 전시회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고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제외하고는 온통 관심이 스마트패드 신제품에 쏠렸다. 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이지 않은 제조사들도 스마트패드 신제품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번에 등장한 스마트패드의 핵심 이슈는 ‘허니콤’과 ‘듀얼코어’로 요약된다. RIM이 자체 스마트패드 OS인 ‘블랙베리 태블릿OS’를 탑재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제품이 구글의 스마트패드 전용 OS인 ‘안드로이드 3.0 허니콤’을 탑재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이번 전시회에서 모바일기기 전문가들은 향후 스마트패드의 맹주 자리는 누가 먼저 허니콤 OS 기반에서 승기를 잡느냐에 달려 있다고 예측했다.

 또 다른 키워드인 ‘듀얼코어’는 스마트패드에서 대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HTC의 플라이어가 1.5㎓ CPU를 내장한 것을 제외하고 모든 제품이 1㎓ 듀얼코어로 무장했다. 화면 크기는 이번 전시회에서 확실한 기준점이 세워지지 않았다. 제조사별로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들고 나왔으나 크기 차이로 인한 차별화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크기 선점 경쟁은 계속 관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하드웨어 스펙은 삼성전자가 압도적이다. 전후방 카메라 화소수가 월등한 반면에 무게는 실감나게 가볍다는 것이 현장에서 모든 제품을 비교하면서 접해본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갤럭시탭 10.1은 화면 크기가 크면서도 무게가 가벼워 휴대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전자의 첫 번째 스마트패드인 옵티머스패드는 처녀작으로는 높은 완성도를 나타냈다.

 해외 제품으로는 RIM의 플레이북이 관심을 끌었다. 전용 OS의 특화된 기능이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월 CES에서 미리 선보이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모토로라의 줌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MWC 2011 행사 중반에 등장한 HTC의 플라이어는 특출난 장점을 나타내지 못하고 전반적으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외에 모든 기업이 이번 전시회에 스마트패드 첫 작품을 내놓은 만큼 아직까지는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차기 제품의 완성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준점이 제시됐다고 풀이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에 이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스마트패드 시장에서의 경쟁구도가 ‘강과 약’의 극단적인 형태로 갈릴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