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이젠 소프트파워다] <4>기회를 잡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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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수기업 한계를 넘지 못한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 글로벌기업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잡았다.

 모바일오피스 애플리케이션 ‘씽크프리 모바일’이 삼성전자 ‘갤럭시S’ ‘갤럭시탭’, LG전자 ‘옵티머스원’에 기본 탑재되며 전 세계에 출시됐기 때문이다. 내친 김에 구글의 차세대 스마트폰 ‘넥서스S’에도 탑재되면서 안드로이드 모바일기기의 표준 오피스로서 가능성도 한층 밝아졌다. 올해에도 PC 환경의 고급 오피스 프로그램을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속속 출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토종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선두주자인 더존비즈온 역시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SK텔레콤과 공동으로 모바일 전용 경영관리 솔루션 ‘스마트 CEO’를 내놓으면서 모바일 시장에 포문을 열었다. 이 솔루션도 갤럭시탭에 기본 탑재됐다. 이 회사는 여세를 몰아 이달 모바일 영업자동화 솔루션 ‘스마트 SFA’를 출시한 데 이어 모바일오피스 ‘스마트 워크포스’, 세무전문가용 모바일오피스 ‘T-Moz’ 등을 줄줄이 출시할 예정이다. PC 시장의 소프트파워를 모바일 신천지로 빠르게 확장 중이다.

 ‘모바일 빅뱅시대’를 맞아 PC SW기업들이 새로운 도전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개방과 참여의 모바일 앱스토어 환경이 열리는가 하면 글로벌 휴대폰기업의 SW 수요가 급증하면서 단번에 글로벌 비즈니스로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다.

 모바일 분야에서 신규 매출 창출이 가시화되면서 그동안 성숙기에 접어든 PC 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도 마련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더존비즈온 등 국내 대표 SW기업들은 지난해 액수가 많지 않지만 모바일 분야에서 의미 있는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명으로 늘어나면 모바일 부문도 중요한 수익원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SW기업들의 모바일 러시는 이어지고 있다.

 핸디소프트는 이미 2009년 말 그룹웨어, 비즈니스 프로세스관리(BPM) 솔루션을 아이폰용으로 출시했고, 티엠시스템도 저가형 모바일 그룹웨어로 승부수를 띄웠다.

 전문 분야에서 모바일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도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역시 보안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SW 보안기업들이 테마주로 떠오르기도 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삼성전자·모토로라·팬택 등 글로벌 휴대폰업체에 잇따라 모바일 백신 ‘V3 모바일’을 공급하며 글로벌 스마트폰 백신기업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올해는 모바일오피스 확산으로 모바일 보안백신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30% 수직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금융, 모바일 헬스 등 모바일 컨버전스 시장이 새롭게 열리면서 기회를 잡는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웹캐시가 스마트폰용 뱅킹 솔루션을 개발, 지난해 금융권의 모바일 뱅킹시스템 도입에 따른 다양한 레퍼런스를 확보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는 기존 PC와 별도로 새로운 플랫폼이 추가되는 것을 의미한다. PC 시장에서 아성을 구축한 기업들이 모바일 분야에 적응을 잘 하면 그만큼 신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PC 시장의 구태가 모바일에서도 재연되면서 모바일 SW 시장에 비관적인 전망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글로벌 휴대폰 대기업들이 공급 단가를 턱없이 낮게 책정하는가 하면 모바일 SW를 공짜 솔루션으로 제공해줄 것을 원하는 기업 고객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몇몇 SW기업은 기존 PC 기반 SW 판매 촉진용으로 모바일 솔루션을 추가로 개발해 공짜로 제공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모바일 솔루션 개발을 위한 개발비만 늘어나 오히려 수익률이 악화되는 양상이다.

 한 SW기업 임원은 “경쟁사가 보너스 개념으로 모바일 솔루션을 무료로 제공하면 다른 기업들도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글로벌 휴대폰기업들이 휴대폰 SW를 거의 공짜로 제공해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은 스마트폰에 솔루션을 기본 탑재용으로 공급한 SW기업들의 모바일 분야 매출이 미미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또 다른 SW기업 관계자는 “일단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휴대폰업체들에 거의 공짜로 공급하는 상황이지만, 이런 관행이 개선되지 않으면 모바일 SW 시장이 ‘빛 좋은 개살구’로 변질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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