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행정3부(이대경 부장판사)는 인터넷 게시물을 규제하는 근거가 돼온 법 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21조4호`에 대해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조항은 전기통신회선을 통해 공개·유통되는 정보 중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를 심의하거나 바로잡도록 요구하는 것을 방통위 직무로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건전한 통신윤리`라는 개념이 매우 추상적이고 무엇이 해당되는지는 가치관·윤리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법 집행자의 통상적 해석으로 내용을 객관적으로 확정하기도 어려워 표현의 자유를 규제할 때 요구되는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어 "아동 포르노처럼 유해성이 명확한 표현물이 아닌 한 내용을 이유로 함부로 표현물을 규제하거나 억압하면 안 되는데 이 법은 시행령에서 해당 정보의 삭제 또는 접속차단, 이용정지나 해지 등 회복이 곤란한 수단을 쓰도록 해 과잉금지의 원칙을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위헌 제청된 조항은 방통위가 인터넷 게시물을 실질적으로 규제하는 근거로 사용돼온 점에 비춰 헌법재판소가 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여 위헌 결정을 내리면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운동가인 최병성 목사는 포털사이트 다음 블로그에 산업쓰레기로 만든 시멘트의 유해성을 지적하는 글을 올렸으며, 방통위는 한국양회공업협회 등의 신청에 따라 심의를 벌인 뒤 글에 비방 목적이 있으니 삭제하라고 다음 측에 요구했다.
최 목사는 이의 신청을 했지만 수용되지 않자 행정소송을 냈고 1심은 삭제 요구를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방통위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자 최 목사는 심의의 근거인 법령이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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