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지능형 초절전 가전 상반기 첫선

전기요금이 가장 싼 시간대에 주로 가동돼 전력 사용량을 줄여주는 `스마트그리드 가전`을 LG전자가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선보인다. 또한 가전제품 고장 유무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 진단 기능을 갖춘 냉장고도 상반기 중 상용화된다.

32년간 가전사업에 몸담아 온 이영하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15일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하면서 "전력 소비량을 스마트하게 절감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전용 가전제품이 곧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출시 계획을 밝혔다.

이 사장은 "앞으로 냉장고와 세탁기 화두는 에너지"라며 "특히 24시간 전기를 활용하는 냉장고는 에너지 효율을 계속 높이는 게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단열재나 컴프레서 등을 통해 제품 자체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전기료가 저렴한 시간대에 가동을 많이 하고 비싼 시간대에는 가동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스마트그리드가 가전의 핵심 기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스마트그리드 가전은 유럽 미국 등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선진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는 스마트그리드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안에 스마트그리드 냉장고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미국 GE, 독일 밀레, 보쉬 등도 스마트그리드 가전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서둘러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게 이 사장 판단이다.

이 사장은 "휴대전화를 통해 전달된 세탁기 작동 소리를 분석해 고장을 진단하는 `스마트 진단` 기능을 미국과 한국에서 3년간 필드 테스트해 왔다"며 "소리로 고장을 파악한 후 고객에게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면 서비스 직원의 현장 방문 횟수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스마트 진단 기능을 냉장고 등 다른 가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해 가전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홈네트워킹`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홈네트워킹이 보급됐지만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 때문에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이 홈네트워킹 매개체가 될 수 있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세탁기와 관련해 △세탁 용량 확대 △세탁ㆍ건조 시간 단축 △저소음화 등이 미래 시장에서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세탁기에 스마트그리드를 적용해 밤 시간에 가동하려면 소음을 더욱 줄여야 한다"며 "또 외관 크기는 같더라도 이전에 비해 세탁 용량을 20~30% 이상 늘린 제품이 4~5년 뒤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또 "소비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세탁과 건조를 동시에 하는 제품이 각광받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세탁ㆍ건조 시간을 줄이는 게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며 "LG전자는 세탁 시간 30분 벽을 깨고 20분대로 진입한 데 이어 이를 지속적으로 줄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옷을 넣어 두면 냄새를 제거하고 구김을 펴주는 `스타일러` 등 신개념 가전들이 확산될 것이라는 견해도 내놨다. 그는 이 밖에 로봇청소기는 흡입력과 공간 인지 능력이 향상된 제품이 나올 것으로 분석했다.

■< 용어설명 >

스마트그리드(Smart Grid):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을 뜻한다. 이를 활용해 전기요금이 가장 저렴한 시간대에 세탁기나 냉장고, 전기오븐 등을 가동시킬 수 있다.

[매일경제 황인혁 기자/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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