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대표 화학소재 및 필름 업체인 도레이첨단소재가 국내 LCD용 광학필름 1위 업체인 신화인터텍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국내 디스플레이용 광학 필름 시장에서 원천 소재(PET)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피인수 대상인 신화인터텍은 삼성전자가 400억원의 지분을 투자한 업체로 향후 도레이와 삼성의 협력 관계에 귀추가 주목됐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레이첨단소재는 최근 신사업 팀 산하에 ‘S프로젝트’ 팀을 만들고, 신화인터텍 인수를 위한 막바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도레이첨단소재가 신화인터텍 최대 주주인 이용인 회장의 주식 전량을 인수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르면 다음 달 말 신화인터텍 주주총회에 앞서 인수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수 방식은 이 회장이 신화인터텍 주식 444만주(약 23%) 전량을 도레이첨단소재에 매각하고, 도레이가 신화인터텍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이 유력하다. 도레이첨단소재는 광학필름 원재료인 PET를 생산, 국내 광학필름 기업에 공급 중이다. 신화인터텍은 SKC, 도레이 등으로부터 PET를 구매, 가공해 확산·방지·프리즘시트 등 각종 필름을 삼성전자 등에 공급해 왔다.
이에 따라 신화인터텍 2대 주주인 삼성전자와의 향후 협력 관계에 관심이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신화인터텍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300억원어치를 인수한 바 있다. 또 삼성증권이 보유한 100억원의 전환사채(CB)를 합쳐 약 1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도레이가 이 회장의 지분을 인수하면, 도레이첨단소재와 삼성전자는 1, 2대 주주로 약 40%의 지분을 나눠 가지는 셈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신화인터텍의 2대 주주로서 도레이의 인수 이후 사업 및 협력 구도에 대해 최종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신화인터텍 미래 기술의 성장 가능성과 도레이 인수 이후에 양 사간 협력 구도에 대해 막바지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삼성전자 보유 지분에 따른 향후 경영 참여 여부 등이 결정되면 인수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40여년 가까이 협력 관계를 이어온 삼성과 도레이의 협력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도레이가 보유한 기초 화학 및 코팅, 양면 접합, 패턴 처리 등 원천 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도레이는 삼성전자라는 안정적인 구매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향후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도레이와 삼성이 소재부터 세트에 이르는 광범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국내 소재 시장에도 격변이 예고된다.
도레이는 지난 1995년 삼성전자와 디스플레이 드라이브IC 관련 패키지 제조 판매 합작사인 스테코를, 삼성전기와는 디스플레이 드라이브IC 필름사업 합작사인 스템코를 설립했었다. 또 지난해 12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도레이 회장이 승지원에서 만찬 회동을 갖는 등 지속적으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한편 도레이 측은 이 같은 사안에 대해 “신화인터텍 인수와 관련 사업부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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