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첫 국산 전동차 시승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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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철도공사가 지난 14일 7호선 도봉 차량기지에서 자체제작한 새 전동차 `SR 001`시승식을 가졌다. 도봉 차량기지에서 출발, 시험 노선을 돌아오는 3.3㎞ 구간을 달렸다. 좌석을 가운데 배치하고 차량 안에 뉴스 · 정보 ·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다용도 모니터와 방범CCTV 카메라, CO2감지 센서등 첨단 기기가 설치되어 있다.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14일 오전 10시 30분 경기도 의정부 소재 서울도시철도공사 차량기지. 3월 본격적인 시운전을 앞두고 있는 첫 국산 전동차 ‘SR001’ 시승행사에 참석한 인파가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국토해양부, 행정안전부,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지하철 이용 시민 700여명이 시승식에 참석했다.

 ‘SR001’은 핵심 기술과 부품을 국산 기술로 만든 첫 ‘국산 전동차’이자 지하철 운영기관이 직접 제작한 세계 최초의 전동차다. 특히 전동차 운영시스템인 신관제시스템(STOMS)을 이용하면 객실 내 모든 상황을 원격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어 국내 기술력을 한층 뽐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승에 앞서 진행된 STOMS 기술 시연에서 서울도시철도공사는 STOMS의 우수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기존에는 온도, 승객밀집도 등 객실 내 환경을 열차 기관사가 알기 힘들어 다른 직원이 일일이 육안으로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STOMS를 이용하면 기관사는 물론 원격지 관제사도 객실 내 환경을 상세하기 파악할 수 있다. 심지어 원격지 센터에서 실시간 열차 관리 및 열차 진단 등도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열차가 기지를 떠나기 전에 관제센터에서 원격으로 안정성 등을 점검할 수 있으며, 운행 중에도 열차고장 등의 징조가 보이면 경보가 울리는 등 센터에서 원격으로 진단 조치를 할 수 있다.

 STOMS 개발을 주도한 이종계 서울도시철도공사 단장은 “인터넷이 연결된 서울도시철도공사 사무실 어디에서든 전동차 내부를 볼 수 있고 원격으로 전문가가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기관사는 운전과 승객 응대 업무에만 집중하면 된다”면서 “이처럼 IT로 열차 전체의 운영 업무를 원격 관리하는 시스템은 국내에서 처음이자 전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전동차 시승행사는 도봉차량기지 주공장에서 출발해 루프선과 시험선을 거쳐 다시 주공장으로 돌아오는 약 3.3㎞ 구간에서 진행됐다. 시승에 소요된 시간은 약 10분. 유선형의 차체에 깔끔한 흰색 외관을 한 ‘SR001’의 첫 인상은 여느 전동차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지만 내부에 들어선 순간 넓은 투명 유리창과 유선형의 손잡이 등이 기존 전동차의 객실보다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일부 칸에서는 기존 전동차의 획일화된 좌석 배치에서 탈피해 중앙에 좌석을 배치하는 등 파격적인 인테리어도 도입했다. 이는 마주보는 좌석이 불편하다는 시민들의 민원을 반영한 것이다.

 이날 시승식에 참석한 김선주(39, 서울 광진구)씨는 “기존에는 맞은편 승객의 얼굴을 봐야 했는데, 이젠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어 참으로 좋다”면서 “마치 아름다운 산악지역의 설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스위스 열차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또 객실 곳곳에 이산화탄소 저감장치, 온도·습도·공기의 자동 제어 장치 등을 갖추고 있고, LED조명을 설치해 승객들의 눈 피로도와 전력 소비도 줄였다. 이 외에도 ‘SR001’은 첫 칸과 마지막 칸 운전실 벽면에 투명유리를 설치해 고객들이 운전실과 터널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쾌적한 객실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음성직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은 “객실마다 인터넷 검색이 가능하도록 정보스크린을 구축하는 등 무엇보다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성에 초점을 두고 최선을 다해 SR001을 만들었다”면서 “전동차 제작 노하우를 동종 운영기관과 공유해 한국철도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성현희 CIO BIZ+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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