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삼보 등 PC 제조사가 인텔 칩셋 오류가 발생한 제품을 전액 환불한다는 방침을 세운 가운데, 인텔은 ‘인텔 6시리즈 칩셋’ 설계 오류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제조하는 PC 제조사에는 기존 칩셋의 공급을 재개키로 했다고 8일 밝혔다.
특히 이미 PC 기업들이 환불 조치를 발표했지만 인텔은 이 제품 가운데 일부는 리콜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보상 문제를 놓고 인텔과 국내 PC업체간의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텔코리아는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주기판용 칩셋인 인텔 6시리즈에서 디자인 오류가 발견됐지만 이 칩셋을 쓴다고 해서 모든 PC가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를 일으키는 PC는 SATA 2~5포트를 사용한 PC로 SATA 0과 1 포트만 사용할 경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드디스크 한 개와 광디스크드라이브(ODD)만 탑재한 일반 PC의 경우 SATA 0, 1 포트를 주로 이용하는 만큼 대부분의 PC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인텔은 SATA 0,1 포트만 사용키로 하고 6시리즈 칩셋을 원하는 PC제조업체나 메인보드 제조 기업들이 원할 경우 칩셋 공급을 재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인텔코리아측은 “국내에 출시된 샌디브릿지 PC의 98% 이상은 SATA 0,1포트를 사용한 제품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발표대로 라면 환불 조치 등을 발표한 국내 PC업체들의 제품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SATA 0,1 포트만을 지원키로 한 제품은 보상 대상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텔은 “환불 등의 정책은 PC 제조사의 고유권한”이라며 “PC업체와의 (보상문제)를 계속적으로 논의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인텔 입장이 발표됨에 따라 국내 PC업체와 인텔과의 보상을 놓고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PC업체들은 환불 조치를 발표했지만 인텔 정책대로라면 상당 제품은 보상 제품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PC제조사와 인텔은 오류가 발견된 직후부터 일주일간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인텔은 국내 PC기업이 제대로 내용을 파악하지 않은 채 섣불리 환불조치를 발표한 데 대해 성급했다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고객의 피해가 예상돼 즉각적으로 환불정책을 발표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인텔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인텔 측은 “인텔은 문제를 발생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리턴키로 했다”며 “리턴 정책은 해당 제조사마다 환불에 대한 계약 조건이 달라 일괄적으로 설명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텔과 리콜 문제를 논의한 LG전자는 “현재 시스템대로 사용하면 문제는 없지만 추후에 확장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LG전자 PC를 구매한 고객에게 해피콜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고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에게는 환불해준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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