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저축은행이 차세대시스템 ‘제니스(JENIS)’를 진작 개발해 놓고도 4개월여째 시스템 가동을 미루고 있다. 차세대 프로젝트 주사업자인 누리솔루션과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일저축은행과 누리솔루션은 지난해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추석연휴 기간에 신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었지만 시스템 완성도 문제를 비롯해 유지보수, 프로젝트 비용 지급 등을 놓고 갈등을 겪으면서 아직까지 시스템 가동을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차세대시스템 개발 작업이 모두 마무리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양사 모두 입장을 밝히기를 꺼려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누리솔루션 측에서 법적 소송까지 고려하는 등 양사 간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다.
양사와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했을 때 제일저축은행이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시스템 완성도에 대한 양측의 의견 차가 크고, 또 제일저축은행 내부적으로 신시스템을 인수인계해 운영할 인력 및 역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스템 완성도와 관련해 제일저축은행은 대규모 시스템인 만큼 좀 더 신중을 기해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하겠다는 시각이고, 누리솔루션은 현 수준으로도 충분히 가동할 수 있는 단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제일저축은행은 이번 차세대 프로젝트를 통해 거의 지방은행 수준의 시스템을 개발했고 유닉스 기반 운용체계(OS)에서 리눅스 OS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기존 20여명의 제일저축은행 IT인력으로는 새로운 기술 기반의 대형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이에 제일저축은행은 누리솔루션 측에서 시스템 운영 및 유지보수 서비스까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지원해 주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누리솔루션 측은 무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누리솔루션 관계자는 “제일저축은행은 시스템 유지 보수를 추가 요구 사항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누리솔루션은 프로젝트 착수금과 1차 중도금은 받았지만 2차 중도금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받지 못한 상황이다.
컨설팅 업계 한 관계자는 “제일저축은행과 누리솔루션의 의견차가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시스템 운영 문제”라며 “특히 저축은행과 같이 대규모 시스템을 운영해 본 경험이 부족한 곳에서는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하면서부터 이를 운영할 조직과 인력 등 운영 능력도 동시에 확보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제일저축은행와 누리솔루션은 당분간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할 계획이 없고, 양사 간 해결점을 찾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제일저축은행은 프로젝트 추진 당시 누리솔루션과 공동 개발한 금융업무 패키지를 외부에 공동으로 판매하는 것도 계획했지만 최근 양사 간 갈등으로 인해 이 같은 사업화 계획은 무산될 확률이 높아졌다.
제일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은 지난 2002년 4월 현 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9년여 만에 새로운 시스템으로 교체한 것이다. 특히 계정계를 포함한 전 시스템을 기존 유닉스 OS에서 리눅스 OS로 전환하는 것이어서 금융업계의 관심을 모아 왔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