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학이 산학협력단을 ‘돈 버는 조직’으로 키운다. 대부분 대학의 산학협력단이 이제까지 연구비 관리 역할에 그쳐왔던 것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조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단장 홍대식)은 최근 R&D과제관리·정산·행정지원·특허관리 등 소극적 업무 내용을 R&D 과제기획 및 유치·연구실 컨설팅·기술이전사업화·전략적 특허관리 등 적극적 업무로 변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단일 조직으로 섞여 있던 산학협력단과 연구처를 분리해 산학협력단의 전략적 업무인 ‘수익 창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기술이전전담조직(TLO)도 대폭 늘려 산학협력단 내 별도의 ‘기술경영센터’를 설립해 기술이전·기술지주회사 등 기술사업화 전략을 총괄할 수 있도록 했다. 인원도 두 배 가까이 확충했다.
이와 함께 올해는 정부 과제 기획 관리 전담조직인 ‘GLO(Govement Liaison Office)’와 산학 과제 전담 조직 ‘ILO(Industry Liaison Office)’를 신설해 과제 발굴을 통한 우수 기술 확보 및 수익성 증대를 노린다. 확충된 조직을 바탕으로 미활용 특허의 효율적 처분을 통한 수익 확보도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홍대식 단장은 “기본적인 전제는 산학협력단이 돈을 벌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해외 우수 대학과 같이 기술이전 조직이 독립·활성화되기 위한 기반을 닦을 것”이라 말했다.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단장 김영근)도 ‘기업형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기존 행정 및 연구사업 지원 중심으로 구성됐던 조직에 ‘R&D 전략센터’ 설립·기술사업부 신설 등으로 R&D 성과의 사업화 부분을 대폭 강화했다. 또 학교 회계에 묶여 정확한 재무제표와 실시한 현금 흐름을 모르고 있었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대학 본부로부터 회계를 분리해냈다.
김영근 단장은 “산학협력단이 별도 법인의 위상에 맞도록 재무·인사권은 확보하고 있어야 독립적인 수익 창출형 조직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대부분 TLO 조직이 계약직으로 구성돼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어려웠던 점을 극복하기 위해 산학협력단법인 소속의 정규직원을 대폭 늘렸다.
이 외에도 최근 계열별 부총장제를 전격 시행한 중앙대도 산학협력단(단장 윤기봉)과 연구처를 분리해 산학협력단이 연구비 관리 임무에서 벗어나 수익을 내기 위해 본격적인 채비를 마쳤다.
정부도 이러한 산학협력단의 변신에 발맞출 예정이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대학 산학협력단이 현재 연구비 관리 업무 위주에서 탈피해 대학의 변화를 선도하는 핵심조직으로 키울 것”이라며 “간접비 등 산학협력단 수익을 산학협력 투입 및 전문인력 확충에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산학협력단에 취업 지원 기능도 부여해 풍부한 산업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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