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진의 강력한 리더십과 충분한 사전 정비 작업이 필수입니다.”
LG전자 글로벌 ERP사업을 총괄한 노재표 상무가 유사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에 전하는 조언이다. 노 상무는 지난 2006년 1월 ERP추진실 신설과 함께 조직을 맡아 지금까지 글로벌 ERP 사업을 이끌었다.
노 상무는 "아직 해외 법인 시스템의 안정화작업이 끝나지 않았고 지속적인 보완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성공’을 논하기 이르다“면서도 한발 앞서 글로벌 ERP 프로젝트를 수행한 기업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몇 가지를 당부했다.
노 상무가 가장 먼저 꼽은 것은 최고경영진의 리더십이다. 글로벌 ERP 사업이 특정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전반에 걸친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것인만큼 최고경영진의 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노 상무는 “LG전자 역시 사업초기에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강했으나 대표이사, 재경부문장 등이 중심이 돼 각 사업부별 프로세스 혁신 진도를 일일이 챙겨나가면서 사업 전개 속도도 빨라졌다”고 전했다.
시스템 구축에 앞서 프로세스를 정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노 상무는 강조했다. LG전자는 ‘글로벌 싱글인스턴스 ERP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출발한 것이 아니라 ‘분산돼 있는 ERP시스템의 비효율성을 개선한다’는 것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자연스레 현 시스템의 단점을 찾아내고 개선해야 할 사항을 걸러내는 작업이 먼저 진행됐다. LG전자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기존 환경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은 싱글인스턴스 환경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현업 부서의 적극적인 참여도 필수적이다. LG전자 ERP추진실에는 IT전문 인력보다 현업부서 인력이 더 많다. LG전자는 해외 법인용 ERP 시스템을 개발·구축하는 과정에서도 현지 사용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노 상무는 “ERP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은 현업부서이기 때문에 개발, 구축, 보완 과정에서도 현업인력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노 상무는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글로벌 ERP 사업의 특성상 객관적인 효과 검증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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