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 한국서 글로벌 SNS 탄생을 기대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번지기 시작한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다. 지난 1여 년 동안 국내 트위터 사용자는 약 300만 명, 페이스북 사용자는 약 350만 명 규모로 가입, 국내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트위터는 지난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국가로 한국을 지목하고 최근 사이트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발표하는 등 한국시장 공략에 발 빠른 모양새다.

 반면 10여전에 설립해 SNS 원조로 불리우는 싸이월드는 주춤하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절반인 약 2500만명을 회원으로 둔 싸이월드는 지난 2005년부터 해외 시장에 일찍이 진출했지만 실패하는 등 뚜렷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사이버 공간에서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목적인 미국 SNS가 싸이월드와 달리 해외에서 성공한 원인을 놓고 분석이 다양하다. 여러 분석 중 트위터·페이스북 등 미국 SNS는 인맥 형성을 맺는 데 있어 개방에 초점을 두고 세계 각국에 동일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한 것을 큰 성공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SNS가 전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더 큰 요인은 바로 시장 규모 차이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미국 인구는 약 3억명으로 대한민국 인구의 6배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시장을 갖고 있다. 현지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만들었다면 미국 SNS 모델은 처음부터 나름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는 규모의 경제 시장 구조를 갖고 있다.

 게다가 미국 SNS 모델은 영국 등 영어권 국가는 물론 영어를 비즈니스에 주로 사용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등 비영어권 국가까지도 공략 대상으로 하고 있어 유리한 입지를 갖고 있다. 페이스북이 미국 사용자 약 1억 5000만명을 발판으로 현재 6억명 가까운 사용자를 갖게 된 배경엔 ‘영어’란 동일한 언어가 통하는 시장의 파워가 적지 않게 기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페이스북·트위터 등이 단지 시장 외형으로만 전 세계 시장에서 성공했다고 폄훼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사회는 인적 네트워크와 정보를 공개하고 이를 지인·친지 등 주변에 과시하고 인정받는 문화를 갖고 있다. 이러한 미국식 문화를 페이스북·트위터 창업자는 인터넷의 개방 및 공유 정신에 맞게 플랫폼을 개발해 서비스한 덕분에 현지에서 붐을 형성했고 이후 간편한 회원 가입 절차는 전 세계로 확산하는데 일조했다.

 분명 페이스북·트위터는 ‘대박 성공’을 이룬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이다. 하지만 페이스북·트위터 세력이 국내 시장에서 거세질수록 마음 한편에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다. 대한민국의 SNS 모델은 언제쯤 전 세계에 뻗어나가서 페이스북·트위터와 같은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답답함 때문이다.

 최근 싸이월드가 해외 시장 진출을 재 선언했다. 또한, 모바일 SNS인 카카오 톡은 출시 10개월 만에 가입자가 무려 600만명을 돌파,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비해 빠른 국내 가입자 속도를 보였다고 한다.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시장 외형은 미국에 비해 열악하다. 그렇다고 주변 환경 탓만 할 수 없다. 싸이월드·카카오톡이 이번 기회에 미국 SNS의 성공 비결을 곱씹고 새로운 서비스 방식으로 접근해 세계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