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차세대 LCD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급과 관련해 일본 도시바·샤프와 협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애플의 행보에 디스플레이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09년 LG디스플레이와 맺었던 5년 장기계약과 비슷한 형식으로 도시바와 샤프에 합작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특히 애플은 그동안 LG디스플레이와 논의해 오던 저온폴리실리콘(LTPS) 전용라인을 샤프에 구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애플의 패널 구매처 다변화 정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샤프는 애플과 합작하는 6세대(1100×1300㎜) LTPS 라인 구축을 위한 장비 발주 등의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샤프가 월 2만장(투입기판 기준) 규모의 6세대 LTPS 라인 구축을 위해 이르면 4월 장비 발주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올해 11월까지 장비 반입을 끝내고 내년 2분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샤프는 차세대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물론이고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까지 가능한 LTPS 라인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애플의 AM OLED 패널 구매처가 일본 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샤프와 도시바는 신규 라인 건설에 각각 1000억엔(약 1조4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인 가운데, 애플로부터 선수금 형식으로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2009년 LG디스플레이와 합작할 당시와 같은 방식이다.
이와 관련,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전용라인 증설과 관련해 검토해 오던 LTPS 라인을 최근 전격 취소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파주 P9 신공장에 구축을 검토했던 LTPS 라인 구축 계획을 최근 취소했다”며 “애플이 새로운 전용라인을 일본 샤프와 협력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 그 배경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부사장(CFO)는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애플 제품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나며, 패널 구매 전략에도 자연스럽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부품을 한 업체에만 전담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LG디스플레이 패널에 대한 물량 배정과 신제품 개발 등 애플과의 전략적인 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애플이 향후 AM OLED 패널 수급과 관련해서는 일본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한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돼 향후 LG디스플레이와의 관계에도 어떻게든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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