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시장이 올 연말께면 TSMC와 글로벌파운드리스, 삼성전자의 3강 체제로 굳어질 전망이다. 이들 3사가 대규모 양산 능력이나 차세대 미세 공정 기술에서 확고한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3사는 올해 설비 투자 규모에서도 전체 반도체 업계를 통틀어 상위 5대 기업에 모두 포진하면서 추격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겠다는 공격적인 행보다.
24일 각종 시장조사업체들에 따르면 TSMC와 글로벌파운드리스, 삼성전자 3사는 올해 들어 파운드리 양산 능력과 미세 공정 기술력, 설비 투자 규모 등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구축하는 추세다.
아이서플라이는 올 연말이면 파운드리 시장에서 이들 3사의 트로이카 체제가 확고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이들 3개 업체는 현재 차세대 미세 공정 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다. 22·20나노급 최첨단 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CMOS)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UMC·SMIC 등도 32·28나노 반도체 양산 능력을 보유하고는 있으나 선두 그룹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렌 젤리넥 애널리스트는 “차세대 미세 공정 전환에 소요되는 대규모 투자비용 때문에 결국 파운드리 시장은 올 연말께 3개 업체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역시 20나노급 기술을 보유한 인텔은 자사 ‘아톰’ 프로세서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올해부터 파운드리 사업에 적극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시장이 3강 구도로 바뀌는 과정에서 일본 업체들은 기로에 놓일 것으로 관측됐다. 과거 반도체 기술을 주도해 왔던 일본 업체들은 32나노 공정 기술이 도입된 이후 시장에서 급속히 퇴조했다. 올해 일본 장비 업체들이 차세대 미세 공정 장비 시장에서 선전한다면 일본 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파운드리 시장의 3강 경쟁 구도에서 부동의 선두인 대만 TSMC를 겨냥한 추격전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글로벌파운드리스, 인텔이 세계 시장 점유율 50%가 넘는 TSMC를 얼마나 잠식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한편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설비 투자에서도 파운드리 3강의 공세가 뚜렷한 양상이다.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설비 투자 규모에서 삼성전자가 92억달러로 1위, 인텔이 90억달러로 2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TSMC(63억달러)와 글로벌파운드리스(54억달러), 하이닉스(30억달러)가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예측됐다. 파운드리 사업에 전력하고 있는 4개사가 모두 상위 5대 업체에 포진한 것이다. 특히 인텔은 그동안 보수적이던 태도에서 벗어나 올해는 설비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무려 73%나 크게 늘렸다는 점에서 향후 공격적인 행보가 주목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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