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화병(火病)

 한국 사람치고 ‘화병(火病)’이란 말을 모르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각종 스트레스로 가슴이 답답하고 분노의 감정이 생기면 흔히 ‘울화(鬱火)가 치밀어 오른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화병은 가부장적인 우리 사회에서 억울함이나 분노를 참고 억제해온 40~50대 이상 여성에게 많다.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는 화병을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문화 관련 증후군의 하나로 정의했다. ‘화병(hwa-byung)은 한국 민속증후군(Korean folk syndrome)으로, 문자적으로 분노증후군으로 번역할 수 있는데, 분노의 억제로 인하여 생긴다’고 설명했다.

 화병이 생기면 열이 확 오르거나, 가슴이 터질 것 같이 답답하며 무언가 치밀어 오르고, 목에 이물감을 느끼며, 갑작스레 분노가 폭발하거나 짜증과 죽고 싶은 생각이 반복된다. 이후 불면증, 우울증, 신체통 등 여러 증상으로 발전될 수 있다. 요즘은 무한 경쟁의 사회 분위기 속에 화병이 발병하는 연령도 갈수록 어려지고 있다.

 화병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우선 가정,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 길을 찾아야한다. 등산이나 노래교실 같은 취미생활은 화를 안으로 삭이지 않고 발산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할 때는 전문적인 상담과 함께 침구, 한약치료를 받아야만 해결될 수 있다.

 평소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들은 ‘소부(少府)’혈을 자주 지압해주면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소부혈은 우리 몸의 정신적 문제를 주관하는 ‘심경락(心經絡)’의 ‘화혈(火穴)’로서 사암침법에서 자주 쓰는 혈자리 중 하나다.

 손을 살며시 주먹 쥐었을 때 새끼손가락이 손바닥에 닿는 지점에 위치한다. 분노, 짜증이 많을 때는 노기(怒氣)를 주관하는 간(肝)의 기운이 잘 소통되도록 해주는 ‘소간해울(疏肝解鬱)’의 대표약인 시호를 보리차처럼 끓여 마시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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