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불공정 논란 SA 라이선스 확 바꾼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불공정 거래 논란을 빚은 학교 소프트웨어(SW) 라이선스 정책인 ‘SA(School Agreement)’를 사실상 폐기한다.

 본지가 지난 1년여간 SA의 문제점을 집중 보도한 데 따른 MS 본사 차원의 전향적인 보완 조치다. ▶관련기사 3면 <본지 2010년 2월 10일자 1면, 6월 3일자 6면, 11월 1일 1면 참조>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S는 올해부터 교육현장을 대상으로 하는 SA를 대체할 새 라이선스 정책인 EES(Microsoft Enrollment for Education Solution)를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경북교육청이 다음 달 말 라이선스 재계약을 앞두고 있어 EES로 SW를 구매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SA는 윈도 업그레이드 비용, 오피스 사용료, CAL(Core Client License) 라이선스 비용 등을 한꺼번에 더해 판매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은 그동안 SA가 △교육계에서 사용빈도가 현저히 낮은 프로그램까지 판매하는 ‘끼워 팔기’ △사람 수가 아니라 보유 PC 대수로 라이선스 구매수를 산정하는 불합리한 계약방식이라며 수정을 요구해왔다.


 MS가 이번에 도입하기로 한 EES는 이 같은 문제점을 대부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EES는 SW를 분리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해 끼워 팔기 논란을 차단했다. 일선 교육청에서는 윈도, 오피스SW, CAL 라이선스를 패키지로 싸게 살 수 있지만 프로그램을 개별 구입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다른 대안이 없는 PC 운용체계(OS)는 윈도7을 쓰지만, 오피스 SW는 한글과컴퓨터의 ‘한글 2010’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또 EES는 계약 기준을 PC 보유대수가 아닌 교직원 수로 정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문제로 지적된 사용하지 않는 PC까지 라이선스료를 내는 문제점이 사라질 전망이다. 교직원 수는 ‘교육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학교 공시 자료에 근거해 산출한다. 비정규직도 포함하돼 PC 사용자가 아닌 식당 보조원, 수위 등은 제외한다.

 이와 함께 최장 3년까지 장기계약을 할 수 있게 했다. 과거에는 1년 단위로 매년 계약을 갱신해야 해 교육계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됐다. MS는 당분간 SA와 EES 중 시·도 교육청이 원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교육계는 MS의 EES정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의 간사 역할을 맡은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이견이 있지만 미미한 수준으로 MS가 한국 교육청의 지적을 적극 수용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기획조정실 백수하 상무는 “오랜 진통 끝에 진일보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미래 지향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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