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트렌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과연 클라우드 컴퓨팅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일단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기업 또는 개인의 IT 비용을 줄일 가능성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유료로 소프트웨어 비용을 상품과 같은 형태로 지불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운용하면서 들어가는 각종 관리비용을 생각하면,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해서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 제일 처음으로 도입 이유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이유의 전부라면 굳이 회사 전체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필요는 별로 없을 것이다. 기업의 CIO나 전산팀·정보통신팀이 전담해서 적당히 처리하면 될 일이다.
실상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도입되면 기술과 관련한 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의 파괴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는 훨씬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며, 회사의 경영차원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요소들이 많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IT의 관점이 아닌 보다 넓은 시각에서 실제 활용되는 양태에 따라 정의할 필요가 있는데, 가장 간단하게는 ‘AAS(As-A-Service)’, 다시 말해 서비스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를 언급해야 할 것이다. 과거 제조업 제품 기반의 패러다임이 서비스 패러다임으로 바뀌는 한가운데에 클라우드 컴퓨팅이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참여자들의 구성이 매우 다양하면서도, 이들을 연결하고, 매우 쉽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게 되며, 이를 통해 경제적인 활동의 혁신을 유도할 가능성이 많다. 한정된 자원 때문에 실현하기 어려웠던 부분에 대한 해결책도 만들어 준다.
아마존의 S3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나 EC2와 같은 컴퓨팅 파워 클라우드, 그리고 아이튠스와 앱스토어라는 일종의 유통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과거에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던 다양한 글로벌 서비스 생태계가 이미 만들어졌다는 것을 우리는 체감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결국 기업 내부의 관계 및 경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과거에는 변화보다는 안정과 위험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경영의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점점 변화경영 쪽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이미 여러 기업들이 내부혁신을 해보려는 노력을 했지만, 실제로 이런 시도가 성공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았다. 가장 커다란 이유가 바로 조직 내부에서의 반발과 기존의 터줏대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런 혁신의 시도를 흔들어서 결국 실패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혁신적인 시도가 내부에서의 지원이 많지 않고, 인큐베이션 기간을 그리 오래 거치지 않더라도 급속도로 확장되면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상황이 변화하게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바라보면 매우 새롭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혁신의 사이클과 성공 가능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기업은 성공 가능성이 있는 에지(edge)를 최대한 빨리 발견하고, 여기에 적절한 투자를 함으로써 파괴적 혁신에 의해 미래의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에 더욱 집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지훈 관동의대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 교수 jihoon.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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