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삼성-소니 협력관계에 `이상기류`

7년째 지속돼 온 삼성과 소니의 협력관계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TV 생산에 필요한 LCD 패널 수요의 대부분을 삼성에 의존해온 소니가 올 들어 삼성 의존비중을 크게 낮추고 대만 기업과 LG디스플레이 등으로 거래처를 다변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해까지 TV 생산에 필요한 LCD 패널의 60% 이상을 삼성에서 공급받아 왔으나 올해는 이 비중을 40%대까지 낮추고, 대만 CMI의 공급비중을 한자릿수 대에서 30%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소니는 또 삼성과 거래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중단했던 LG와의 거래도 재개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소니와 7년 만에 LCD TV용 패널 거래를 재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소니는 또 대만 AUO, 일본 샤프에서도 일정량의 LCD 패널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소니의 이 같은 움직임은 TV 시장에서 경쟁관계인 삼성에 TV용 LCD 패널 수요의 대부분을 의존해 온 것에 대한 일본 내부의 비판적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소니가 2004년 삼성과의 합작으로 우리나라에 S-LCD란 이름의 LCD 공장을 세우자 일본 내에서는 라이벌 기업에 핵심 부품 수요를 의존하게 됐다는 이유로 소니의 행보를 비판하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특히 2006년부터 삼성이 소니를 제치고 세계 TV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서자 일본 내의 비판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이후 발광다이오드(LED) TV와 입체영상(3D) TV 등 차세대 TV 경쟁에서도 연거푸 삼성에 밀리면서 소니의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이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소니는 삼성에 많이 의존하던 LED와 3D 패널을 적기에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거래처를 다변화할 필요성도 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니가 삼성에 세계 TV 시장 1위 자리를 빼앗긴 뒤 차세대 TV 경쟁에서도 연거푸 고배를 마시면서 삼성과의 협력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된 것 같다"며 "이건희 회장이 새해부터 일본 출장길에 오른 것이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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