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테크] 스마트 콘텍트 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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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화 ‘드래곤볼’의 몇몇 등장인물은 왼쪽 눈에 안경을 절반으로 잘라 만든 것 같은 독특한 장치를 낀다. 이 장치를 통해 상대방을 바라보면 눈앞에 맞서 싸우는 상대의 전투력이 수치로 바로 계산돼 펼쳐진다.

 1990년대 우리가 상상할 수 있었던 장면은 얻고 싶은 정보를 안경을 대체하는 기계장치로 보는 정도였다. 2011년 인류는 안경을 넘어 콘텍트렌즈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거나 병을 치료하는 데까지 기술을 발전시켰다.

 그 첫 번째 발명품이 녹내장을 조절해주는 ‘트리거피시 렌즈’다.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스위스 연방기술연구소(SFIT)에서 분사한 센서미트(Sensimed)는 지난해 9월 스마트렌즈를 상용화하고 이번 달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아이트리플이(IEEE) ‘미세전자기계장치(MEMS) 2011 콘퍼런스’에서 발표했다.

 이 렌즈에는 전기회로가 붙어 있어서 사람들의 눈에서 녹내장을 감지하고 치료까지 해준다. 녹내장은 눈 속의 유동체가 시신경에 압력을 가해 발병하는데, 이 렌즈를 끼면 고감도 센서가 녹내장을 감지하고 각막 형태를 변화시켜 압력을 조절한다. 그 직후 이 같은 정보를 무선통신을 이용해서 실시간으로 환자가 가지고 다니는 기기에 전송한다. 환자가 지니고 다니는 기기에는 안테나가 있어서 전력을 렌즈로 전송하고 정보를 수신한다. 이 렌즈는 일회용으로 24시간 낄 수 있고 하루 동안 환자들의 눈 상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측정할 수 있다.

 센서미트에서 상용화된 제품이 나오기 전에 스마트 콘택트렌즈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시킨 쪽도 있다. 워싱턴대의 바락 파르비즈는 지난 2008년에 붉은색 발광다이오드(LED)가 달린 콘택트렌즈 시제품을 만들어냈다. 당뇨병 환자가 이 렌즈를 끼면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장치다. 눈물과 피의 당수치가 같다는 원리를 이용했다. 렌즈가 당 수치를 계산해서 무선으로 당뇨병 환자가 가지고 다니는 휴대기기로 정보를 보내 음식이나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했다.

 여기에서 기술이 한 발짝 더 나아가면, 눈앞에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띄워 화면을 보는 것처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콘택트렌즈에 적·록·청(RGB) 색깔을 내는 작은 LED를 부착하면 모든 종류의 색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언젠가는 렌즈를 끼고 눈앞에 내비게이션을 띄워보는 날도 머지않았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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