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유닉스서버가 오라클의 서버용 소프트웨어(SW) 라이선스 조정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연말 HP 서버에 탑재되는 오라클 SW 기준 가격이 올라간 이후 첫 이탈 고객이 나타난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개인신용정보 전문업체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최근 유닉스서버 가상화 및 통합 사업을 진행하면서 기존 HP 서버를 IBM 서버로 전면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본지 2010년 12월 16일자 2면 참조
KCB는 한국IBM과 구체적인 가상화·통합안을 마련 중이다. 기존 30여대 HP서버를 IBM서버 5대 수준으로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성능, 서비스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됐지만 HP 서버로 통합하게 되면 현재 쓰고 있는 오라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운영비용이 오를 수 있다는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오라클의 HP용 SW 가격 인상이 교체 배경이 된 셈이다.
앞서 지난 연말 한국오라클은 본사 방침에 따라 HP 신형 유닉스서버에 적용되는 SW 가격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한국오라클은 HP 신형 유닉스서버 ‘슈퍼돔2’에 장착된 ‘아이테니엄 9300’ 계열 프로세서의 코어 한 개당 SW 라이선스 팩터를 0.5에서 1로 두 배로 높였다.
과거에는 오라클과 HP의 전략적 관계에 따라 코어 한 개당 SW라이선스 0.5개가 적용됐지만 오라클이 서버업체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면서 경쟁관계가 되자 라이선스 팩터를 1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오라클은 IBM 유닉스서버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라이선스 팩터 1을 적용하던 터라 상대적으로 HP 유닉스서버 도입 비용이 기존보다 높아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고객 입장에서는 HP 유닉스서버가 지닌 장점 중 하나가 갑자기 사라진 셈이다.
한국HP는 오라클의 라이선스 조정 이후 “서버 프로세서 성능 향상에 힘입어 더 적은 프로세서로 더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어 실제 가격인상 요인은 미미하다“다고 강조했지만 KCB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제 시장의 분위기는 녹록하지 않다. 특히 수개월 전 가격기준을 바탕으로 예산계획을 세운 후 현재 서버업체를 선정하고 있는 프로젝트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사자인 한국HP는 물론이고 간접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한국IBM, 열쇠를 쥔 한국오라클 서버사업부 등 서버업체 모두가 시장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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