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이 스마트 시대에 발맞춰 기업들이 최고소프트웨어책임자(CSO, Chief Software Officer)를 둘 것을 제안했다.
또 스마트시대를 맞아 핵심기술과 콘텐츠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이 스마트시대 강자가 되기 위한 3가지 중점 실천사항을 제시했다.
곽승준 위원장은 13일 전자신문이 주최한 ‘IT메가비전2011’에 참석해 “과거 부동산이 중요할 때 기업들은 CRO(최고부동산책임자)를 두기도 했다”며 “스마트시대에 핵심기술과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말할 수 없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스마트TV·스마트가전 등 모든 것에 스마트가 붙는 시대가 되고 있다고 조망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홀대하고 핵심기술은 외국에 의존하고 당장 수익에만 연연하는데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를 가지고서는 스마트시대를 열수 없다”고 전제했다. 또한, 구글이 언제까지 OS를 무료로 제공할 것으로 보이냐고 반문하며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기술을 갖기 않으면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3가지 중점 사안을 제안했다.
곽 위원장은 “첫째 스마트시대에 맞는 유연한 기업문화가 필요하다”며 “공동제작·자유로운 문화를 조성하는 데 이어 콘텐츠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이해하고 총괄하는 CSO가 생기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핵심기술 육성을 위해서는 원천기술 국책연구소간 협력모델을 강화하고 대기업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적·물적 자본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의 비전제시가 중요하다”며 “시스템 반도체와 같이 핵심기술에 대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금융은 기업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곽 위원장은 상생의 생태계를 들었다. 애플처럼 중소기업 생태계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경쟁력의 근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아이패드를 만들면서 콘텐츠 중요성이 커지자 애플이 재빨리 콘텐츠 기업을 대우하는 모습을 예로 들며 스피드 있는 변화도 강조했다.
곽 위원장은 “무엇보다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중소기업도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스마트시대로 조성됐다”며 “중소기업도 대기업이 좋아할 것만 중심으로 만들지 말고 스스로 개발하며 좋은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전환기에 모두가 아다시피 한국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된 유일한 나라가 한국일 만큼 재빨리 쫓아간 저력이 있다”며 점유율이 낮은 시스템반도체와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가자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IT메가비전 행사에 축사 차 참석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기술·서비스 트렌드와 정책 방향 등을 망라하는 연설로 이어지자, 이날 간담회 패널로 참석한 부처 IT정책 책임자들은 “연설이 웬만한 글로벌 IT 전문 석학들의 수준을 뛰어 넘는다. 다음 행사에서는 축사가 아닌 기조 강연자로 나서야 맞는 것 같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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