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몽의 트위터 이야기] 인연의 `딱풀` 트위터

 며칠 전 필자는 지인 한 명을 4년 만에 만났다. 업무 관계였지만 꽤 친하게 지내온 사람이었기 때문에 지난 4년간 가끔씩 생각이 나곤 했었는데 우연히 트위터에서 마주쳤다. 둘 다 연락처도 바뀐 상태여서 다른 수단으로는 연락할 방법도 없었다. 트위터 덕분에 끊어질 뻔한 인연이 다시 이어졌다.

 트위터는 인연의 ‘딱풀’ 같은 도구다. 살다 보면 가끔씩 생각이 나곤 하지만 어떻게 연락을 해야 할지 몰라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혹은 연락처는 알지만 막상 특별한 이유도 없이 연락하기가 애매해서 연락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이대로 오랜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버릴 관계다. 이럴 때 트위터는 그 관계를 연장시켜주는 도구가 된다.

 피천득 선생의 ‘인연’이란 수필이 있다. 이 작품을 보면 ‘그리워하는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는 구절이 있다. ‘트위터의 시대’에 이 수필은 다시 작성돼야 할 지도 모른다. 전자라면 트위터가 다시 연락할 수 있는 방법 혹은 통로가 되고, 후자라면 트위터가 자연스러운 재회의 기회를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트위터를 하다보면 오프라인으로 아는 사람들을 꽤 많이 만난다. 지난 1년 여간 트위터를 통해 수없이 많은 지인들을 만나왔지만 여전히 새로운 지인을 만나게 되면 반가운 마음이 크다. 마치 해외의 관광지 같은 뜻밖의 장소에서 친구를 만난 기분이랄까. 더군다나 그것이 오랫동안 못만났던 친구라면 그 반가움은 몇 곱절 더하다.

 우리나라 트위터 인구가 200만을 훌쩍 넘어 가면서 이용자가 너무 많아 만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실 트위터 세계는 의외로 좁다. 리트윗이라는 전파 수단이 있어 의도하지 않아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마주친다. 그래서 트위터는 연락이 끊겨 오랫동안 못 만났던 지인들을 만나게 해주는 ‘딱풀’이다.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운 재회의 기회를 만들어 준다. 서로 팔로우돼 있으면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서로의 트윗을 끊임없이 접하는 트위터의 속성 덕분이다. 그래서 서먹한 사이가 가까워지기도 하고, 상대에 대한 뜻밖의 매력을 발견하기도 한다.

 필자에게는 몇 년 전 별로 즐겁지 못한 형태로 헤어져 연락을 하지 않고 있던 후배가 하나 있다. 그런데 트위터에서 우연히 그를 만나게 됐다. 약간은 어색하게 의례적인 인사를 나누고 예의상 서로 팔로우를 맺었다. 그 이후 여러 번 타임라인에서 그의 글을 보게 됐고(타임라인에서 자주 마주치는 것도 인연이다) 자주 만나다 보니 한번 쯤 피드백도 주고받고 하면서 관계가 이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다. 이미 맺어져 있는 관계, 혹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맺어져 있는 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더해주는 주역이 트위터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많은 이들을 세월 속에 묻고 지내곤 한다. 가끔씩 문득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지만 만나기 쉽지 않다. 그러다 보면 인연의 끈은 점점 얇아져 가게 된다. 그리운 사람이 있다면 트위터를 시작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바쁜 삶 속에서도 소중한 인연들을 지켜 나가고 싶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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