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 현장] 신기술의 향연장 `CES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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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업계는 1월 초부터 분주하다. 한 해를 시작하면서 올해 소개할 각종 신기술을 발표할 수 있는 큰 장(場)이 서기 때문이다. 지난 6일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1’에 수천개 업체가 신기술을 쏟아냈다.

 CES 2011이 열리는 북쪽(North)홀에는 자동차 관련 기업이 IT와 결합한 컨버전스 기술을 마음껏 뽐냈다. 관람객이 제일 많이 몰려 북적이는 유럽 명차 아우디 전시관. 아우디관 한가운데 줄을 늘어선 관람객은 조그만 유리 안을 들여다보다 깜짝 놀란다. 그러나 옆에서 봐서는 투명하기만 한 유리 안이어서 뭘 봤는지 알 수가 없다.

 역시 직접 줄을 기다려야 한다. “자, 여기 서서 유리창 안쪽을 보세요, 깜짝 놀랄 겁니다”라는 안내자 말에 따라 속을 들여다봤다. 눈을 조금 아래로 낮추자, 정말로 놀랄 만한 일이 펼쳐졌다. 투명한 줄 알았던 유리창에는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이 떠올랐다. 그러면서도 유리창 바깥쪽이 훤히 보였다. 위험 지역에서는 경고 표시를 눈앞에 바로 띄워 줘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경고 창을 보여주고 내비게이션 방향 표시도 볼 수 있다.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이용한 이 기술은 지금은 시제품으로만 나와 있다.

 삼성·LG·소니 등 대형 가전업체가 포진한 센트럴(Central) 홀. 한 쪽에 차가 덩그러니 세워져 있다. 복잡한 부스에서 제품 설명에 열중하던 데이브 바흐만 선행기술 연구 이사는 “차를 주차하기만 하면 충전이 된다”는 말로 이 기술을 소개했다. 풀톤 이노베이션(Fulton Innovation)이 만든 ‘차지 포차지’는 전기자동차를 무선 충전하는 시스템. 부스에 놓인 차 아래에는 전력 장치가 설계된 주차 공간이 있다. 바닥에서 나오는 푸른빛은 차를 충전하고 있다는 걸 표시한다. 바흐만 이사는 “모든 주차장에 충전 설계를 하면 굳이 주유소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며 “이 곳에 차를 세워두고 스마트폰으로 얼마나 충전할지 결정해서 결제하면 바로 충전이 된다”고 말했다. 무선 충전 표준 방식 ‘qi’를 지원하기 때문에 어떤 회사에서 나온 차라도 호환된다.

 CES현장 서쪽(South) 홀은 최근 관심이 높은 소셜 서비스 관련 기술을 볼 수 있었다. 깔끔한 퀄컴 부스가 눈에 들어 왔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건 퀄컴이 지난해 10월 인수합병(M&A)한 회사 아이스쿠트(iSkoot) 서버 기술이다. 재클린 반 메터 마케팅 담당은 “스마트폰에서 하나의 앱(애플리케이션)으로 모든 소셜 미디어에 접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모든 소셜 미디어의 데이터를 별도 서버에서 압축시켜서 80%까지 데이터 전송량을 줄여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페이스북 등 과부하가 심한 서버가 아니라 아이스쿠트의 서버를 이용하기 때문에 서버 과부하를 줄이고, 데이터를 압축시키기 때문에 네트워크 과부하도 줄일 수 있다. 메터 마케팅 담당은 “이미 미국 내 버라이즌·AT&T 등 통신 사업자가 이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나의 앱으로 한 눈에 모든 소셜 서비스를 볼 수 있어서 이용자도 편리하다. 그는 “아이스쿠트가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만 다운받으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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