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미래 성장동력 로봇! 세계 3대 강국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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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5월 아프리카 북서부 회교국가인 알제리에서 우리나라 로봇업계에 의미 있는 소식이 전해졌다. 삼성테크윈이 알제리 정부와 알제시 전역에 도로교통 감시로봇시스템을 구축하는 시범사업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어린이의 꿈이자 만화로만 존재했던 로봇이 중동에 수출된 첫 사례다.

 감시로봇시스템은 알제리 수도 알제시 도심의 주요 도로에 설치돼 차량을 인식·추적·관리하게 된다. 지능형 감시카메라 1700여대가 설치되고 이들 카메라 간 통합제어와 연동을 통해 진출입 차량을 인식·추적·관리하는 구조다. 차량 자동인식·탐지·추적 알고리즘 등의 로봇기술을 교통관리시스템에 적용한 것이다. 시범사업의 규모만 5000만달러(약 550억원) 수준이고 이 시스템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면 1조원 수주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제리 시스템 수주는 정부가 스마트 프로젝트의 산물이자 로봇기술과 IT산업의 융합을 통한 결과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로봇이 현실에 발을 디디면서 신성장동력산업이란 꿈이 현실로 변화하고 있다.

 만화 속에서만 등장하던 로봇이 IT와 결합해 수출되고 생활 전반에 배치되고 있는 것이다. 로봇은 크게 제조용 로봇과 서비스용 로봇으로 나뉘는데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서비스용 로봇이다. 제조용 로봇은 산업현장에서 운반과 조립 등을 책임지는 반면에 서비스용 로봇은 자동 조작과 제어, 자율 주행을 통해 유지보수, 국방, 교육, 의료, 건설 등 생활 전반에 활용할 수 있다.

 그야말로 언제 어디서나 로봇이 등장해 대활약을 펼칠 날이 그리 머지않은 것이다. 특히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인력을 대체할 로봇이 일반화되면 서비스의 질 개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의료용 로봇이다. 큐렉소는 최근 인공관절 수술로봇 ‘로봇닥’을 박애병원에 공급했다. 로보닥은 팔의 특수커터가 뼈를 정교하게 깎기 때문에 손 떨림 우려가 없고, 수술계획에 따라 정밀하게 수술함으로써 수술의 오차율, 부작용, 감염 또는 합병증을 크게 낮췄다. 의료용 수술로봇 시장은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어 향후 큰 폭의 성장도 기대된다.

 ◇반도체 이을 일등산업 육성=우리 정부도 2018년까지 서비스로봇을 자동차, 반도체를 이을 차세대 일등산업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세계 3대 로봇 강국 전략’을 발표하면서 미래에 대한 도전을 선포했다.

 정부는 신시장 창출 10대 전략을 통해 현재 선진국과 2.5년 정도 격차가 있는 핵심 로봇기술 수준을 높여 2018년에는 세계 3대 강국에 진입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우리나라 세계 로봇 시장 점유 규모도 현재 1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20배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서비스로봇 시장의 규모가 2003년 이후 연평균 38%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이 분야의 역량을 높이는 데 집중키로 했다. 현재 세계 서비스로봇 시장 규모가 94억달러에 그치고 있지만 소득수준 향상과 웰빙 바람에 힘입어 1000억달러대 시장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의료·교육·소방 등 수출 가능성이 큰 서비스 분야 8∼10개를 선정해 300억원 규모의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서비스로봇기업들이 충분한 국내 운영 경험을 토대로 수출 신뢰성 확보와 해외 진출 역량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로봇기술 융합 전략제품 개발에도 올 한 해 120억원을 지원한다. 로봇의 기반이 되는 부품 국산화도 추진한다. 고감속 박형감속기, 스마트 액추에이터, 힘토크 센서, 3D 비전 센서, 고출력 밀도제어기, 모션 네트워크 등 6대 전략 부품의 조기 국산화를 지원키로 했다.

 ◇융합 통한 동반성장 꾀해야=정부가 이처럼 야심차게 로봇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만들려는 데는 그간 로봇기업의 활약이 컸다. 삼성테크윈과 다사로봇, 컨벡스 등 9개 기업이 개발에 참여한 감시로봇시스템이 알제리에 수출됐고, 국내에서도 이동형과 고정형 로봇이 서산 석유비축기지에 배치돼 24시간 경계감시를 하면서 성과를 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영어교사로봇은 지난해 영국의 타임지 선정 세계 최고 발명품 50개 중 하나로 꼽히는 등 기술력이 성장한 것도 한몫했다.

 로봇이 IT와 BT 등 다양한 기술이 복합된 융합산업이란 점도 정부가 2018년까지 로봇 3대 강국에 진입한다는 자신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국내 IT 경쟁력은 이미 최강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건설, 교통, 조선, 농업, 교육 등 다양한 기술과의 융합은 로봇산업의 성장에 큰 기회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산업은 자체적으로도 큰 산업이며, 로봇을 활용한 타 산업의 부가가치도 크게 높여줄 수 있는 핵심 분야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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