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현장 `전자 빅2` 경영진의 새해 화두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7일(현지시각) CES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언론과 만나 LG가 고전했던 배경으로 제품력을 꼽았다. 그는 “올해 최우선 과제로 연구개발과 품질 등 기본을 튼튼히 다지겠다”며, LG 임직원에게 ‘독한 DNA’을 주문했다.
구 부회장은 “연구개발·생산·품질 등 제조업의 기본이 다소 취약했다”며 “제품력을 보강하고 좀 더 독하면서 실행 위주의 조직 문화를 구축해 새로운 LG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기업문화를 독하게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한 문화를 우리의 DNA로 삼겠다”며 LG전자 특유의 강한 정신력을 주문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고 시너지 효과도 없다”며, “제휴를 한다면 가치가 있겠지만 인수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올해 신규 사업과 관련해서는 생산기술원을 중심으로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며 “수처리 사업과 라이팅(lighting), 전기자동차용 모터 등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미국에 와보니 예년보다 시작이 더 좋다”며 “올해도 12월 전에 조직 체계를 마무리해 남들보다 빠르게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올해에 최근 3년 이래 최고치를 투자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구 부회장은 이에 앞서 신년사에서 올해 슬로건을 경쟁업체보다 먼저 제품을 내놓고 강하게 실행하며 좀 더 현명하게 일하자는 취지에서 ‘패스트(Fast)·스트롱(Strong)·스마트(Smart)’로 확정했다.
구 부회장은 이날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 ‘CES 2011’ 전시장을 찾아 삼성전자와 파나소닉, 소니 등 경쟁사 부스를 둘러봤다.
올해 CES에는 최고경영자를 포함해 삼성과 LG전자 사장단 대부분이 참여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 국내 양대 전자업체 최고경영자가 현장을 찾았다.
앞서 6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도 “올해 경영 계획은 지난해 8월말 쯤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매출이나 손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지난해 이상의 실적 달성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는 특히 2020년께 4000억달러를 위해 첫 기반을 닦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해로 새로운 삼성을 만드는데 인수합병과 파트너 전략을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7일 이재용 사장도 사장 승진 후 기자들과 만나 이건희 회장이 강조한 ‘도전정신’을 수차례 거론하며 “변화를 주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말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그러나 그는 역할에 큰 변화가 없다며 오히려 주변의 기대감이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한편 6일 개막한 CES는 나흘간의 일정을 끝으로 9일 폐막했으며 주최 측은 전 세계 140여개국에서 2800여 업체가 2만개의 신제품을 새로 선보였다고 밝혔다.
라스베이스거스(미국)=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