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25> 안드로메다

 지구 위 인간 세상과는 매우 멀고 무관한 곳을 일컫는 말. 인간 사회의 모든 좋은 것들이 사라진 후 가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이든 안드로메다로 갈 수 있지만, 특히 ‘개념’이 안드로메다로 많이 유출된다. 무언가 상식과 예의에서 심하게 벗어난 어처구니 없는 일을 하면 ‘개념은 안드로메다로~’라는 말을 듣기 마련이다. 관용적으로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관광 보냈다’는 표현이 쓰인다. 개념은 안드로메다를 무척 좋아해서 한번 관광가면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1년에 두 번,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은 초딩들의 개념이 대거 안드로메다로 이동하는 시기이다. 평소엔 명석하고 점잖은 국회의원들도 예산안이나 쟁점 법안을 처리할 때엔 단체로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내곤 한다. 그 와중에 자기 지역구 예산은 철저히 챙기는 의원도 있어 대비된다.

 안드로메다는 지구에서 숱하게 보내 온 개념 덕분에 매우 행복하고 살기 좋은 곳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안드로메다로 간다는 표현은 진행하던 일이 통제를 벗어나 당초 의도와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에도 쓰인다. 전통적인 표현으로는 ‘배가 산으로 간다’에 해당하며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의 우주 버전이라 할 수 있다. 경기나 대결에서 상대를 처참하게 패배시킨 경우에도 ‘안드로메다에 보냈다’고 표현한다.

 안드로메다 은하는 우리 은하와 함께 국부 운하군을 이루는 나선 은하로 지구에서 약 250만광년 떨어져 있다. 이처럼 지구와 멀지만 지구 북반구에서 관측 가능한 유일한 은하라는 점에서, 지구와 무관하면서도 상상 가능한 공간으로 안드로메다가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메다 은하는 1시간에 50만㎞의 속도로 우리 은하와 가까워지고 있어 30억년 후에는 우리 은하와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안드로메다로 갔던 개념들이 되돌아와, 지구가 파멸하기 전까지 짧은 기간 동안 개념 충만하고 살기 좋은 사회가 잠시나마 구현될 전망이다.

 

 * 생활 속 한마디

 A: 정직하게 정도를 걸으며 일 하려 했는데, 이 업계는 너무 저질이예요. 개념 있는 사람들은 다 밀려난다니까요.

 B: 그래서 ‘말은 제주도로, 자식은 서울로, 개념은 안드로메다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죠.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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