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이제 반격이다

 지난해 ‘변화를 즐기자’는 말을 참 많이 하고 살았습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그 변화가 가져올 미래가 두려웠기에 우리는 스스로를 달래기 위해, 위안삼기 위해 이 말을 달고 살았습니다.

 우물 안에 살던 우리 정부와 기업에 한때 ‘아이폰’은 ‘고통’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고통은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1999년 밀레니엄을 앞둔 어느 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생각의 속도’라는 책을 내놓습니다. 밀레니엄에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그것을 비즈니스화하는 속도에 따라 누군가가 경제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이라는 의미였습니다. ‘생각의 속도’만큼 빠르게 디지털 혁명이 일어날 것을 선언한 충격적인 책이었습니다. 2000년대가 생각의 속도로 변화할 것이라고 예언한 빌 게이츠도 몇 년간 고통을 겪었습니다. 밀레니엄의 변화는 빌 게이츠의 그것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했습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01년 8월 “눈앞의 기름진 음식만 즐긴 뚱뚱해진 고양이는 쥐를 잡지 못한다”며 임직원들을 격려했습니다. 삼성 임직원들이 ‘헝그리 정신’ ‘위기의식’을 가질 때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삼성 사람들은 이를 ‘도전과 창조’라고 합니다. 이후 삼성 역시 아이폰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가난한 때를 기억한 삼성은 이후 애니콜, 보르도, 메모리반도체, 갤럭시를 ‘창조’합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경영일선에 복귀, 다시금 위기의식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위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의 시간과 우리의 시간은 분명 다릅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에게 한 시간은 영어교과서를 수 페이지 읽을 수 있는 시간이지만, 공부를 못하는 아이에게 한 시간은 그저 한 페이지의 영어교과서를 읽을 수 있는 시간도 안 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시간도 다릅니다. 대기업의 하루는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시간이지만, 중소기업에 하루는 만나주지도 않는 고객사에 전화만 돌리다 끝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쫓아가려면 방법은 시간을 늘리고 창의적인 집중력을 발휘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앞서가서 먼저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세계 전자정보통신업체에, 세계 모든 기업에 ‘트라우마’로 남은 애플이 그랬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가난했고, 위기의식을 가졌고, 생각이 빨랐고, 더 지독스럽게 시간을 활용했습니다. 잡스의 시간과 다른 기업인의 시간은 분명 달랐습니다.

 신묘년 토끼해가 밝았습니다.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앞서던 토끼는 결승점을 앞두고 방심, ‘꾸준한’ 거북이에게 지고 맙니다. 토끼와 거북이의 시간은 다릅니다. 저기 멀리 보이는 언덕까지 가는 시간은 토끼는 한 시간 거리지만, 거북이에는 하루가 넘게 걸리는 고통스러운 길입니다. 하지만, 승리는 반드시 토끼의 것만은 아닙니다. 우화에서처럼 중간에 방심해 잠을 자거나, 도착할 방향을 잘못 설정한다면, 넘어가지 못할 장애물을 만난다면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합니다.

 올해도 무서운 스마트 시대가 지속될 것입니다. 그래서 전자신문은 올해를 스마트 시대라고 규정했습니다. 그 스마트 시대를 삼성전자와 LG전자, 구글과 애플, MS, 노키아, 오라클 등은 생각의 속도로 질주할 것입니다.

 전자신문은 독자 여러분과 함께 스마트 시대의 속도를 즐기려 합니다. 두려움을 벗어버리고, 함께 변화를 즐겁게 맞이하려 합니다. 빠르게, 그러나 꾀부리지 않고, 성실하게 결승점을 향해 대한민국 기업인들처럼 달려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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