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IT융합 선도자(First Mover)로 도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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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가 밝았다. 모두들 지난 일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된다. 지혜로움과 번성 그리고 풍요를 상징하는 토끼의 해를 맞아 어려운 일이 술술 풀리는, 풍성한 한 한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지난해 우리는 큰 성과를 냈다. 연초 아이폰 충격으로 인해 IT산업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으나, 기업인들은 각고의 노력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수출은 전망 기준 1545억달러로, 그동안 역대 최고치인 1312억달러를 경신하면서 전체 수출 세계 7위 달성을 견인하였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주력 IT품목의 역할이 컸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추격도 놀라웠다. 또 시스템반도체·IT네트워크 장비·소프트웨어 등 그 동안 취약했던 분야의 수출도 급증 추세를 보여 우리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우리 IT기업들의 분발과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하지만 새해를 시작하는 발걸음이 가볍지가 않다. 세계 경제침체의 지속과 지난해 호황의 반작용으로 인하여 올해 세계 IT시장 성장률이 3%대에 머무를 전망이다. 특히, 우리의 주력 제품인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성장률 전망은 2~4%대로 정체가 예상된다. 그러나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스마트TV 등 IT융합 시장은 새해에도 두 자릿수의 고성장이 예견된다. 융합 제품의 보급과 더불어 앱스토어, 증강현실 등과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도 확대될 전망이다.

 한마디로 금년에는 IT산업 성장이 정체되지만, IT융합시장은 크게 활성화될 전망이다. IT산업이 성숙단계에 진입하여 이러한 경향은 더욱 확산될 것이다. 이제 IT산업의 활로는 융합시장에서 찾아야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IT산업이 융합에 역량을 집중한다면 올해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IT뿐만 아니라 자동차·조선·기계 등 다양한 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융합 분야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정부도 금년 IT정책을 융합에다 초점을 두었다. 융합의 핵심 역량인 소프트웨어와 시스템반도체를 집중 육성한다. 대형 기술 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유망 중소기업은 스타급 기업으로 키운다. 스마트TV, 가상·증강현실, LED조명 등의 융합 신산업도 체계적인 지원책이 마련된다. 산업융합촉진법 시행에 맞춰 펀드 조성, 제도 개선 등도 추진한다. IT융합의 필수요건인 창의적 인재양성에 특히 중점을 둘 계획이다. 대학 IT교육의 질적인 변화를 유도하고 한국판 MIT미디어랩도 추가 선정한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IT융합 시장의 선도자(First Mover)가 되도록 힘을 쏟겠다. 우리가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은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어령 석좌교수는 융합을 원융회통(圓融會通)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했다. 단선적 사고에서 벗어나 늘 열려 있으면서, 이질적인 것을 기꺼이 받아들여 새로워진다는 의미다.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장을 열면서 우리 IT는 반성과 함께 섞고 버무리는 원융(圓融) 단계에 올라섰다. 어렵게 얻은 융합 역량을 확대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는 이제 만나고 소통하는 회통(會通) 단계에 진입할 차례다. 기업과 대학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더 자주 만나고 대화해 아이폰 같은 혁신적 제품이 나왔으면 한다.

 올해 무역 목표는 1조달러다. 역대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한 국가는 미국·독일·일본 등 8개국에 불과하다. 1조달러에 들면 명실상부한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한다. 지금까지 잘 해왔지만, 우리 IT산업이 무역 1조달러 달성을 견인하도록 모두가 다시 한 번 노력하자.

 최경환 지식경제부장관 vision@mk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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