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소니 등 전 세계 TV세트 기업들과 애플 등이 기존 LCD 모듈(셀과 백라이트가 함께 부착돼 있는 형태)을 구매하던 것에서 LCD 셀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사업모델을 변경하면서 LCD 기업들의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등 디스플레이 생태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새해 LCD TV 생산 목표 가운데 절반 정도를 셀 형태로 구매해 자체적으로 모듈화하거나 모듈 작업을 아웃소싱하는 형태로 구매 방식을 전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새해 6000만대 이상의 평판TV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5인치 LCD 등 일부 LED TV 모델에 한해 셀을 구매했으나 새해에는 LED TV 제조 수량 가운데 상당부분을 셀로 구매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에 LCD 모듈을 공급 중인 대만의 한 업체 관계자는 “새해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물량 가운데 절반 정도가 셀로 공급될 것”이라며 “다만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모듈 조립 캐파가 부족한 만큼 삼성전자가 백라이트 및 모듈을 설계하고 아웃소싱 업체가 이를 모듈로 공급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AUO의 경우 백라이트 계열사인 다윈이, CMI의 경우는 치린 등이 삼성전자로부터 LED 등 핵심 부품을 공급받아 백라이트를 제작하고 LCD셀을 붙여 모듈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 LCD사업부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구매 방침 변화에 따라 전체 LCD 공급량의 30% 정도를 LCD 셀로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도 새해 삼성전자 LCD사업부로부터 구매하는 LCD 가운데 약 1000만대를 셀로 구매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에서 구매하는 LCD 물량의 30~40%를 셀로 구매하는 셈이다. 중국 TV 제조업체 및 전문 생산업체들도 LCD셀 구매로 전환하거나 LCD 기업과의 합작사를 설립하고 이곳에서 모듈화 및 TV 생산작업을 진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암트란·TPV와 합작사를 설립했으며 AUO는 창홍·하이얼·TCL 등과 합작사를 설립했다. 애플은 최근 출시한 초슬림 노트북 맥에어와 관련해서 LCD 모듈을 직접 설계해 대만의 래디언트에 아웃소싱하고 있다. LCD셀은 LG디스플레이에서 구매하고 백라이트 및 모듈화 작업은 래디언트가 하는 식이다.
이러한 TV 및 IT기업들의 자체 모듈화 움직임 등에 따라 새해 LCD 기업들의 매출 형태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LCD사업부의 경우 전체 TV LCD 모듈 판매량의 최고 30% 정도가 이 같은 셀 판매로 바뀔 전망이며 AUO나 CMI 등도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TV업체들의 자체 모듈화 움직임 등에 따라 LCD 기업들의 매출은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LCD모듈 업체가 도맡아온 백라이트 관련 재고 부담이나 공급과잉 시 백라이트 수익보전 등의 역할을 TV 업체들이 맡게 됨으로써 수익성은 오히려 좋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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