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했던 일이 매우 크게 실패하거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경우 쓰는 말.
‘사망’에 가까울 정도의 큰 낭패나 실패, 혹은 굴욕이라는 의미다. ‘망했다’를 보다 강조해 쓰는 말이다. 상황이나 사람, 제품 등이 기대에 못 미쳐 실망스러울 때도 사용한다.
‘시X, 망했다’ 혹은 ‘시원하게 망했다’의 준말로 통한다. 보통 결과를 접하고 낙담하며 ‘아, 시망이네요…’라는 식으로 쓴다. 최근 청년 세대 특유의 자괴감과 자조적 정서를 나타내는 용어기도 하다.
여자 친구에게 고백하려고 펜트하우스를 예약하고 장미 1만송이와 촛불 1000개를 준비했는데, 프로포즈할 때 실수로 다른 여자 이름을 부른다면, 그 이벤트는 확실히 ‘시망’이다. 시험 전날 밤새워 공부하다 정작 시험날 제시간에 못 일어나면 역시 ‘시망’이다. 잔뜩 기대하고 산 스마트폰이 디자인이나 성능 등에서 기대에 못 미칠 경우에 ‘이 휴대폰 시망인데…’라고 표현할 수 있다.
송영길 인천 시장과 안상수 의원은 안보 현안 챙긴답시고 연평도 포격 피해 현장에 갔다가 ‘폭탄주’ 및 ‘보온병’ 드립을 각각 날리며 이미지 시망하고 말았다.
이 표현은 스페인에서 활동하다 최근 터키로 이적한 포르투갈 출신 프로축구 선수 ‘시방 사브로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망’이란 단어가 언뜻 보면 ‘사망’으로 보이기 때문에, 디씨인사이드 해외 축구 갤러리 등에서 제목에 ‘아무개 시망’ 하는 식으로 낚시성 제목을 달아 사람들의 클릭을 유도하곤 했다.
이후 이 표현이 인터넷에서 확산되면서 본래의 ‘사망’이란 의미에서 ‘시원하게 망했다’는 말의 줄임말로 변해 쓰이게 됐다. 본래 없던 단어의 의미를 네티즌이 만들어낸 셈이다. 실제와 복제품, 실제와 가상을 구분할 수 없는 인터넷 세계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 생활 속 한마디
A:올해 회장님이 중점 추진했던 유료 회원 수 25억명 넘는 1인 소셜미디어 창간 기획과 안드로메다 행성 고무신 보급 프로젝트는 결과가 실망스럽죠?
B:아, 망했어요~ 실망 정도가 아니라 시망입니다. 사망 선고 받을 판이에요.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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