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예언의 달이다. 나도 다가오는 2011년 실리콘밸리에서 일어날 열 가지 주목할 현상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1. 앱, 앱 그리고 더 많은 앱=이미 정점에 달한 스마트폰용 앱을 말하는 게 아니라 스마트패드(태블릿PC)용 소프트웨어를 말하는 것이다. 인터넷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eMarketer.com)는 애플 아이패드가 주도하고 있는 스마트패드 시장이 2012년까지 4000만명 이상 사용자 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스마트패드 시장으로 뛰어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더구나 스마트패드 앱 시장은 진입 장벽이 낮아 여가 시간에 잠시 짬을 내 개발한 앱이 2011년 최고의 스마트패드용 앱으로 선정될 수도 있다.
2. HP와 오라클의 승강이=하드웨어 기반의 HP와 소프트웨어 기반의 오라클은 시장에서 빈번하게 충돌한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HP CEO에서 물러난 마크 허드를 오라클의 새 CEO로 영입한 후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두 기업 간 알력 다툼은 심지어 더욱 거칠어질 게 뻔하다. 하드웨어 사업에 관심이 많은 오라클은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인수하면서 스토리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HP는 소프트웨어 사업에 눈독을 들인다. 이 두 기업 모두 IBM 소프트웨어 기반 수익 모델(소프트웨어와 이를 기반으로 한 컨설팅 서비스)을 탐낸다. 아무튼 이 두 골리앗의 싸움은 내년에도 계속 될 것이다.
3. 사라지는 ‘컵 케이크 버블’=IT 성장을 주춤하게 했던 10년 전 ‘닷컴 버블’을 대부분 기억하리라. 닷컴 버블은 최근 미국을 덥친 ‘부동산 버블’을 불러왔고 소자본 창업으로 상징되는 컵 케이크 버블로 이어졌다. 내년에는 이런 현상이 사라지지 않을까 한다. 컵 케이크 상점이 미국 전역에 다발적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실리콘밸리 인구가 틈새 시장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소규모 상점의 과잉공급을 해결해줄 방법은 없다.
4. 워런 버핏의 실리콘밸리 투자=버핏은 스스로 테크놀로지 문외한이라면서 실리콘밸리를 눈여겨보지 않았다. 하지만 빌 게이츠와 가까이 지내면서 기술 산업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 버핏이 중국 전기차 회사 BYD에 투자한 이래, 투자자들은 실리콘밸리를 더 이상 위험투자군으로 보지 않는다.
5. 실리콘밸리 뉴미디어에게 내년은 아직 시기상조=AOL 테크 크런치 인수는 전통 미디어가 실리콘밸리의 뉴미디어를 지배하기 시작하는 현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테크 크런치의 인수가격은 기대 이하다. 결국 매셔블(Mashable), 리드라이트웹(ReadWriteWeb) 등 뉴미디어는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는 때를 만나기 위해 한 해 더 독립적으로 운영될 듯하다.
6. 우드사이드 고등학교의 첫 블로깅 수업 개설=우드사이드 고등학교 부모들은 주로 실리콘밸리 기업 임직원이거나 벤처 캐피털리스트. 자신 자녀들이 뒤처지는 것을 염려한 이들은 블로깅 수업을 개설하라고 학교에 압력을 넣고 있다고 한다.
7. 모바일 결제 시스템 수요 급증=이미 수많은 나라에서 휴대폰은 전자결제수단으로 이용되고 있고, 실리콘밸리도 내년 이 대열에 합류한다. 은행·휴대폰 제조사·벤처 등으로 이루어진 에코시스템이 형성되면서 모바일 결제 사업이 갑자기 출현할 듯 하다. 기술적 관점에서 보자면, 근거리무선통신(NFC)이 그 최대 수혜자다. 첫 번째 NFC 안드로이드폰인 삼성의 넥서스S가 출시되면서 이제 막 시장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8. 계속 이어지는 무어의 법칙=마이크로칩 밀도가 18개월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은 여전히 지속되어 왔지만 한정된 공간에 물리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 양을 계속 늘려가는 노력은 점점 더 어려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누가 알랴. 실리콘밸리의 신생 벤처의 기술로 이러한 한계가 극복될 수도 있다.
9. 실리콘밸리 핵심출구 전략은 이제 상장 대신 인수=벤처 캐피털리스트는 기술 관련 기업 상장의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들 스스로도 더 이상 신규 상장으로 대박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현실임을 잘 안다. 앞으로 신생 벤처기업의 첫 번째 출구전략은 인수를 통해 이뤄질 것이며, 이에 따라 벤처 캐피털의 사업모델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
10. 페이스 북의 상장=앞서 말한 핵심 출구전략에 예외가 있다. 페이스북은 상장될 것이다. 이로 인해 새로 부상한 수많은 백만장자들이 집과 차, 그 외 여러 물건들을 사들이면서 실리콘밸리에 대혼란이 예상된다.
2011년에도 ‘인사이더가 보는 실리콘밸리’는 계속됩니다.
루 호프만 호프만 에이전시 사장 lhoffman@hoffman.com
◎The Hoffman Agency- http://www.hoffman.com/
◎ Ishmael`s Corner - http://www.ishmaelscor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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