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글로벌싱글인스턴스(GSI) 시스템 환경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기준 정보와 프로세스 표준화가 필요하고, GSI 거버넌스 체계에 대해 다양한 글로벌 조직구조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점은 여러 번 지적되었지만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 중요성이 희석되기도 한다. GSI 시스템의 성패는 새로운 IT가 아닌 조직과 업무 환경에 대한 이해가 좌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GSI 전사적자원관리(ERP)를 구현했거나 구현하려는 제조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역마다 별도의 정보시스템을 운용하다 보니 전 세계 법인의 총결산에 많은 시간이 소모되는 것은 물론이고 수익 중심의 영업 및 생산전략을 도출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많은 제조기업들이 글로벌 통합 환경을 구축하고 있으며 빠른 재무결산은 물론이고 기업 비즈니스 목표 달성 여부와 현상에 대한 이유, 다음 행동 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근거 시스템으로서 GSI ERP를 보고 있다.
이 때문에 GSI ERP 구축 현장은 글로벌 ERP 솔루션 업체들이 경쟁하는 장이 되고 있다. 하지만 ERP 솔루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업무 환경에 대한 배려와 편리성이다.
ERP뿐만 아니라 다른 업무 시스템에서도 글로벌 통합환경을 적용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글로벌 통합환경, 즉 GSI 환경에서 너무도 당연해서 지나치기 쉽지만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들은 대략 네 가지다. △다양한 언어의 지원 △업무 시간대의 고려 △지역별 네트워크 인프라 △현지 문화 및 지리적 여건에 대한 이해가 바로 그것이다.
◇다양한 언어의 지원=회사에 따라서는 유니코드 전환 작업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SAP와 같은 글로벌 ERP 패키지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 다국적 언어를 지원하기 때문에 결정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국가별로 사용자가 보는 초기 화면에 어떤 언어를 나타내도록 할 것인지, 시스템 설정 언어는 어떤 언어로 할 것인지, 데이터의 필드값을 어떤 언어로 할 것인지, 각종 인쇄물에는 어떤 언어를 보이게 할 것인지 등을 결정하여야 한다.
만약 현재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이 다국적 언어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다국적 언어를 지원하는 패키지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언어에 대해서 프로젝트 초기에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는다면 각국의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표준을 잡지 못하게 된다.
이는 프로젝트 기간 내내 프로젝트 관리자와 개발자를 괴롭힐 것이며 마이그레이션 작업도 지연시킨다.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후에도 시스템 가동 단계, 또 가동 후에도 리스크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언어를 정의하는 것은 프로젝트 진행 중에도 공통 언어가 되고, 주요 기준정보(마스터 데이터)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시켜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이뿐만 아니라 이후 운영 업무를 본사, 주요 거점별, 법인별로 할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정의하여야 한다.
◇통합시스템 점검 등 지역별 업무 시간대 고려=시스템은 주기적으로 백업이 실행돼야 하고 데이터 인터페이스도 각 시스템 간 약속된 주기에 그 시간에 맞춰 안정적으로 발생돼야 한다. 시스템의 백업, 배치 업무 등은 통합된 하드웨어의 주 업무 시간대와 각 사용자가 위치한 지역별 시간대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여 설계돼야 한다.
시스템 설정이나 새로운 기능의 업데이트를 위해 임시적인 시스템 정지 상태가 불가피한 경우에도 각 지역에서는 업무가 수행되는 시간일 수 있다. 이러한 지역별 시간대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상적인 거래 처리뿐만 아니라 배치 업무, 데이터 인터페이스 상황 등을 고려하여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대별 시스템의 작업 상태 등이 잘 관리되어야 한다.
시스템 변경 작업도 어느 시간대에 변경 내용이 반영되어야 하는지 운영 업무 프로세스에서 잘 정의되어야 한다. A 지역에서 요청된 문제 해결을 본사에서 변경을 하고, 운영 서버에 적용하는 시점을 A 지역과 정확하게 소통해두지 않으면 오류 데이터를 양산하거나 현지 업무에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각 지역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고려=네트워크 인프라가 부실한 지역이 있을 수 있는데, 현지 인력의 IT에 대한 이해가 풍부하지 못하면 네트워크 장애로 인한 오류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장애 상태로 오래 대기하게 될 수 있다. 오류 정보를 정확히 제공하지 못함으로써 문제 해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네트워크 인프라가 부실한 지역에 대해서는 단계별(Phased) 구축 방식으로 진행하거나 최소한의 사양 데이터만 인터페이스해 처리하는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 단계적 구축 방식은 프로젝트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안정적으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
또 이러한 지역에서는 데이터 유실에 대비해 이중화 작업, 현지 PC를 원격으로 통제할 수 있는 원격관리 툴의 도입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현지 문화 및 지리적 여건에 대한 이해=GSI 환경을 구현하면 이전에 각 국가, 지역별로 시스템을 운영하던 인력, 조직은 대부분 통폐합 과정을 거친다. 결국은 주요 서비스 가능한 권역별로 이전보다 적은 수의 인력이 헬프데스크 형태로 현장에서 운영업무를 지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경우 헬프데스크 인력을 국내 인력으로 할 것인지, 현지 인력으로 할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해당 인력은 상당 수준의 업무 프로세스와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갖춰야 한다. 따라서 이처럼 업무와 시스템 이해도가 높은 해당 인력은 GSI 구현 프로젝트에도 직접 투입할 필요가 있다. 이 인력은 시스템 가동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현지 문화나 지리적 여건이 여러 면에서 불안정한 경우 적합한 인력을 찾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또 잦은 이직으로 인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현지 인력 또는 국내 파견 인력 활용에 대한 안을 검토할 때에는 현지의 문화나 지리적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
위와 같은 고려 사항들은 GSI의 장점을 부각시킨 보고서나 성공 자료에 심취되어 간과하기 쉬운 현실적인 것이다. 초기에 이해하고 정의되지 않으면 GSI를 적용해 가는 과정에서 많은 리스크를 발생시킬 수 있는 사항들이다. GSI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이러한 점을 반드시 지금 확인해 보는 게 좋다.
김준 삼정KPMG컨설팅 상무 junkim@kr.kpmg.co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GSI 시스템 구현 및 적용 시 고려해야 할 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