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ovation Leader]김봉조 DHL코리아 정보시스템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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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류기업이 갖춰야 핵심 역량은 미래를 예측하고 가시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런 역량이 있어야만 물건을 제시간에 해당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엔 실시간으로 연결된 네트워크와 선진 물류유통시스템이 필수적이다.

 DHL코리아의 핵심 역량 역시 정보기술(IT)인프라에 있다. DHL코리아는 220개국과 22개의 국내 서비스 센터를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실시간 데이터 업데이트를 통한 서비스 만족도 제고는 DHL코리아가 강조하는 중요한 경쟁우위 요소다.

 DHL코리아 최고정보책임자(CIO)인 김봉조 정보시스템부 이사는 “물류의 가시성을 높여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CIO로서 가장 큰 역할”이라며 “지난 10년간 추진해 온 모든 정보화 사업도 가시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시스템 고도화 10년간 꾸준히 추진=1999년 DHL코리아에 합류한 이후 김 이사는 네트워크와 시스템 고도화에 주력해 왔다. 먼저 멀티프로토콜라벨스위칭(MPLS) 네트워크를 도입해 네트워크의 속도를 높이는 한편 전국 사무소와 연계작업을 진행했다.

 또 예약시스템과 배송시스템, 통관시스템, 빌링시스템 등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고도화했다. 예약시스템은 콜센터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기존 시스템을 단순 터미널 형태에서 웹 기반으로 전환하고 예약 기능을 통합했다. 배송시스템은 국내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적용해 제품 수령과 배달 시 화물배송정보를 현장에서 즉시 전송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시스템은 스캐너가 핵심이다.

 김 이사는 “2006년 7월 SK텔레콤과 제휴해 통신망을 이용한 스캐너를 도입했으며 이를 통해 실시간 배송정보 송수신이 가능하게 됐다”면서 “DHL코리아의 CDMA 방식 스캐너는 다량의 정보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어 빠르고 편리한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재작년엔 인터넷망을 이용한 통관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해외로 수출입이 진행될 때 통관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통관 구비서류의 이미지를 물품보다 먼저 전송함으로써 물품의 신속한 통관이 가능하게 했다.

 ◇물류통제센터 구축으로 예측 기능 강화=김 이사는 지난 2005년 서울 강북서비스센터에 구축된 물류통제센터 QCC(Quality Control Center)와 지난해 구축된 영종도 게이트웨이의 최신 물류시스템이 DHL코리아의 자랑거리라고 강조했다.

 실시간 물류통제센터인 QCC는 전국 서비스센터에서 처리된 모든 물품의 배송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해외 각 지사에도 구축돼 있는 QCC는 고객이 배송과정을 추적·조회하는 수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발송물의 배송과정을 모니터링하고 고객에게 미리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실시간 네트워크 개념을 뛰어넘어 예측을 통한 사전 대처가 가능하게 한 것이다.

 QCC가 가진 최대의 강점은 위기관리 기능이다. QCC는 재난이나 자연재해, 항공 이상 등과 같은 각각의 위기 상황에 대응책을 갖추고 있다. DHL코리아 내부 네트워크를 통해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즉각 대응할 수 있다.

 지난해 600억원을 투자돼 구축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DHL 물류 게이트웨이는 자동화분류시스템과 X레이시스템, 출입통제시스템, 100여 대의 보안 장비 등 첨단 IT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김 이사는 “기존엔 사람이 직접 무게와 부피에 따라 화물을 분류하는 등 업무체계가 매우 비효율적이었다”며 “하지만 최신 IT인프라로 자동 분류가 가능해짐으로써 화물처리 속도가 5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단순한 국내 프로젝트가 아닌 만큼 글로벌 공급업체들과 협력해 네트워크와 공급망을 연계하는 부분이 매우 중요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IT조직 위상 제고의 핵심은 ‘소통’=김 이사는 이렇게 다양한 정보화 활동으로 DHL코리아의 생산성 향상에 힘써 왔지만 IT조직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김 이사에 따르면 DHL코리아도 2000년대 초반까지 IT조직은 IT 업무만 했고 회사에서도 별도의 조직으로 인식돼 다른 부서의 불평과 불만이 많았다. 그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직원들에게 IT용어 사용을 자제하고 비즈니스 중심으로 업무를 전환하도록 독려했다.

 먼저 DHL의 서비스 최적화 캠페인인 ‘퍼스트 초이스’의 태스크포스(TF)에 IT인력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게 했다. IT인력이 이 캠페인에 참여함으로써 현업과 고객의 요구를 더욱 정확히 알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퍼스트 초이스는 6시그마와 린 경영기법의 다양한 툴을 사용한다.

 관리자 대상의 리더십 교육에 IT인력이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주기적으로 현장을 방문하게 했다. 현장 직원들이 실제로 어떻게 업무를 진행하는지 파악하고,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하면 어떤 어려움에 처하는지 몸소 체험해보는 게 현업을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외부 출신으로 CIO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도 바로 의사소통에 있었다고 본다”며 “다양한 노력으로 현업의 불만이 해소되고 IT조직원들의 사고가 비즈니스 관점으로 전환된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말했다.

 ◇김봉조 이사=1987년 포항제철그룹사인 제철엔지니어링에 프로그래머로 입사했다. 1997년 일본 반도체 업체의 국내 지사 설립에 참여했다가 1999년 DHL코리아에 합류했다. 2008년 CIO에 선임됐으며 영종도 게이트웨이 물류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정보화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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