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한 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슈로 스마트폰 열풍과 함께 기상천외한 앱들이 전국을 들썩이게 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최근에는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출시로 인해 스마트패드(태블릿PC)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바야흐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쉽게 획득하고 보다 스마트한 방법으로 처리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는 느낌이다.
그에 비해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사람살기 좋은 미래도시 구현을 앞당기고자 수년간 추진되어 온 유비쿼터스도시(이하 u시티) 개발은 당초 기대와 달리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래 u시티는 미래 한국을 이끌 ‘범정부 17대 신성장동력’으로 추진돼 왔으나 기대했던 수준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u시티사업을 담당해 온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높은 부채문제 등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주춤하게 된 것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u시티 사업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재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수년째 국가 경쟁력 1위를 지키고 있는 핀란드가 자랑하는 기업형 도시 울루시 사례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울루시는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의 4%, 연구개발 예산 30%, 수출액 20%를 차지할 만큼 국가 경쟁력의 핵심 거점으로 국내에도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는 잘 알려진 도시다. 울루는 정보통신 혁명에 힘입어 세계 최고의 모바일 기술력을 갖춘 곳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차세대 유비쿼터스 환경을 선도할 기술혁신 과제로 3D 인터넷을 꼽고 있는 인텔과 노키아는 지난 8월 울루대학과 함께 핀란드 울루에 합작연구소를 설립, 휴대할 수 있는 3D 환경을 창조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현재 울루는 주위 환경에 민첩하게 반응하면서 완벽한 자족형 기업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u시티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목표가 아닌가 한다.
올가을 경북 구미와 서울에서 개최된 u시티 국제 콘퍼런스에서 발표된 내용들을 보면 정부와 산업계, 학계 모두 침체된 유시티 사업의 현안들을 극복하기 위한 아이디어들과 발전방안 연구 등 많은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정부대로의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정보통신 및 건설 관련 기업들은 기존 솔루션 고수 위주의 타개책을 내놓고, 학계는 발전방향만 제시하는 식으로는 곤란하다. u시티와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별개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도시 현장에서 정부와 산학연이 협력하여 실증적 테스트를 수행하고, 직접 수혜자인 시민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현장중심의 정책입안과 사업추진이 필요하다.
이제부터라도 u시티 추진동력을 재가동해 내년에는 국내 정착은 물론이고 수출까지 하는 재도약의 원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상진 객원논설위원·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정책자문위원 forsj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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