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개 전문대 `세계수준전문대학(WCC)` 으로 키운다

정부가 20개 전문대학을 ‘세계 수준 전문대학(World Class College·WCC)’으로 집중 육성한다.

5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문대 구조조정 및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전체 전문대학 145개교 중 상위 15%에 해당하는 20여개교를 WCC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전문대학의 설립 취지에 맞게 취업률이 우수하고 튼튼한 재정여건과 국제화 등의 성과지표가 우수한 대학을 기준으로 선정, 지원한다.

이 같은 정부의 선택과 집중 기조에는 전문대학의 일정 부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반영된 것이다. 그동안 전문대학은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많이 설립됨에 따라 신입생이 미달되는 등 운영상태가 좋지 않은 대학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박준 교과부 전문대학정책과장은 “제도상의 ‘설립 준칙주의’로 인해 전문대 설립이 남발된 측면이 있다”며 “옥석을 가려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평가점수가 낮은 20개 전문대학에 ‘학자금 대출 제한’을 통해 사실상 구조조정 ‘낙인’을 찍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까지의 전문대학 지원사업도 점점 지원 대상의 수가 줄어왔다. 올해는 ‘전문대 교육역량강화사업’과 ‘대학 대표브랜드 사업’을 통해 전체 전문대학의 55%인 80개교에 2600억여원, 대학당 평균 32억원을 지원했다. 이는 지난해의 96개교에 비해 17% 지원 학교를 줄인 것이다. WCC사업을 통해선 지원대학을 20개교로 대폭 줄이는 대신 한 대학에 150억원이 넘는 돈이 지원될 전망이다.

또 WCC에 대한 지원금은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운용할 예정이다. ‘전문대학 특성화 사업’이나 ‘누리 사업’ 등 정부가 일정한 운용의 틀을 제시했던 전문대학 지원사업이 개별 학교 특성을 침해하고 사업을 받기 위한 학교 간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돼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박 과장은 “우수한 평가를 받은 학교인만큼 자율적으로 각 학교의 특색에 맞게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원대상이 대폭 줄어든다는 점에서 전문대학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한 전문대학 관계자는 “우리나라 전문대학에 구조조정이 필요한 건 맞지만 정부 자금을 지원받을 기회가 줄면서 운영이 어려워지는 대학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내년 초까지 WCC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 제도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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