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와 피자.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두 아이템이지만, 이 두 가지가 만나 유난히 시끄러워지곤 한다. 올 하반기 우리나라 ‘트위터 세상’에 피자와 관련해서 두 번의 큰 ‘떠들썩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하나는 지난 10월에 벌어진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과 나우콤 문용식 대표의 ‘피자 설전’이다. 나우콤 문용식 대표가, 이마트의 피자 판매는 대기업의 횡포라며 트위터를 통해 정용진 부회장을 거칠게 비판했고, 이에 양자 간에 한바탕 설전이 벌어졌다. 덕분에 이마트가 피자 판매를 하는 것이 정당한가 등의 논쟁이 한동안 트위터를 달궜고,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됐다.
또 하나의 에피소드는 지난 7월에 있었던 이른바 ‘도미노피자 사건’이다. 도미노피자가 트위터리안들을 대상으로 팔로워 수만큼 피자 가격을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벌였는데, 이 때문에 트윗은 전혀 없이 팔로워만을 늘려 대는 비정상적인 ‘좀비 계정’이 난립하고 일반 유저들도 무분별하게 트위터 팔로워를 늘리려는 일대 소동이 일어났다.
트위터리안들의 비판이 줄을 이었고, 결국 도미노피자측은 사과와 함께 이벤트를 조기 종료해 버렸다. 취지가 나쁘지도 않았고, 한 두 가지 보완 장치만 있었다면 아주 성공적일 수 있었던 이벤트였지만, 아쉽게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버린 사례다.
‘트위터 덕분엷 이 ‘두 피자’가 그처럼 사회적으로 많은 화제를 낳았다. 트위터의 자유로운 의사소통 구조, 활발한 주고받음의 메커니즘이 어쩌면 조용하게 넘어갈 수 있을만한 사안들을 증폭시켰다. 트위터가 아니었다면 이마트에서 피자를 파는 것이 이처럼 엄청난 화제가 됐을까? 도미노피자의 조그만 하나의 이벤트가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어 사회적 파장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을까?
트위터는 ‘핵융합’과도 같은 파급력을 가진 도구다. 둘이 나누는 대화가 두 명만의 대화로 끝나지 않고, 지켜보는 청중들이 있다. 그 청중들 간에 새로운 대화가 일어나고, 또 그 대화는 다시 새로운 대화를 촉발하면서 이슈에 따라서는 무한에 가깝게 증폭되곤 한다.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트위터 안의 이야기는 트위터 밖의 세상으로 나가 화제를 양산하고 언론으로까지 보도되는 일도 나온다. 트위터 내에서 단 두 사람의 대화가 전체 사회의 이슈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트위터가 갖고 있는 참여와 열람의 ‘개방성’과 강한 ‘전파력’에 기인하는 현상이다.
예부터 수없이 많은 철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이 고민해 온 테마가 하나 있다. 사회 구성원 간의 의사결정을 위한 ‘열린 공론의 장’이 과연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어떤 형태로 이뤄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혹시 트위터가 그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던져본다. 즉 향후 트위터가 많은 사회 구성원들의 공론을 도출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피자는 여러 명이 나눠 먹는 음식이다. 이러한 ‘음식의 나눔’이 ‘의견의 나눔’과 만나 사회적으로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킨 것은 그냥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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