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연평도에 무자비한 포격을 가했던 지난달 23일, 일부 국내 신문과 일본 신문이 북한 도발을 알리는 호외(號外)를 발행했다. 북한의 도발 자체가 메가톤급 긴급 뉴스지만 근래에 거의 자취를 감췄던 호외의 재등장도 관심거리 중에 하나가 됐다.
호외는 특별한 일이 있을 때에 임시로 발행하는 신문이나 잡지를 지칭하는 말이다. 많은 사람이 호외가 발행되면 거리 곳곳에서 배달인력들이 “호외요, 호외”를 외치며 뿌리는 모습을 담은 뉴스 영상을 떠올린다. 그만큼 긴박한 사건을 빠르게 알리는 뉴스로 인식되는 것이다.
호외는 요즘과 같이 통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최고의 속보 수단이었다. 큰 사건이 발생했을 때 호외를 통해 그 소식을 접하고 하루 단위로 발행되는 조간이나 석간신문 등을 통해 자세한 내막과 진행사항을 접했다.
컬러TV 시대인 1980년대 초반부터 TV 보급이 늘어나면서 속보의 기능이 대부분 TV방송으로 넘어갔으며 이후에는 인터넷, 최근에는 속보를 전달하는 미디어로 휴대폰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각광받고 있다.
예전 호외나 요즘의 SNS까지 모든 속보 수단이 근본적으로 지켜야 할 불문율이 있다. 바로 ‘속도’와 ‘정확성’이다. 속보의 속성 자체가 빠른 속도기 때문에 이를 잃으면 속보로서의 기능은 자동 상실하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성’이다. 사실에 근거를 둔 정확성은 속보의 생명이다. 속보가 정확성이 떨어지면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가면을 쓰거나 거짓으로 포장된 속보는 엄청난 후유증을 동반한다.
이번 북한의 도발이 일어난 이후 등장했던 거짓 휴대폰 문자메시지 발송이 바로 대표적인 예다. 그 이면에는 익명성이 숨어 있다. 올해 들어 영역을 넓히고 있는 SNS가 속보 역할을 가질 때 나타나는 위험성도 바로 이것이다. 이제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속보를 위한 구체적인 방향타가 마련돼야 할 시기다. 그 방향타가 정확성과 공정성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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