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468>불안해서 못 맡기겠어요

어설프고 허술하다. 이리 새고 저리 흘린다. 여기서 일 터뜨리고 저기서 일이 망가져있다.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 쉬세요’라고 말하지만 잠시도 방심하면 문제가 책상 가득하다. 진전없이 끌어안고 있다가 마감 임박하면 결국 나만 쳐다보고 있다. 방향을 완전히 흐뜨러놔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 이상하게 그린 그림 고치느니 새 종이에 새로 그리는 게 낫겠다. 답답하게 실수하는 부하한테 일을 맡기느니 차라리 내가 후딱 해 버리는 게 속이 편하다.

선수가 못 뛴다고 코치와 감독이 코트장을 누비는 격이다.

연주자가 박자를 놓친다고 지휘자가 악기를 뺏는 격이다. 감독은 정작 자신이 직접 뛰지 않지만 선수들이 얼마나 제 능력을 잘 발휘하느냐로 능력을 평가받는다. 지휘자도 정작 자신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지만 단원들이 소리를 잘 내게 하는가에 따라 능력을 평가받는다. 리더는 바로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다. 자기가 한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한 일로 평가받는다. 구성원에게 정보와 권한을 주어 스스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코칭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피터 드러커는 ‘우리는 리더들에게 무엇을 할 것인가를 가르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무엇을 중단할 것인가를 가르치는 데는 충분한 시간을 쓰고 있지 않다. 그러나 리더들 중 절반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알 필요가 없다. 그것 보다는 무엇을 중단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리더가 후딱 해버리면 빨리 완벽하게 끝나지만 다음에 또 해야한다. 후배는 다음에도 또 리더만 쳐다볼 것이다. 후배가 왜 실수하는지, 앞으로 실수하지 않게 하기 위해 무얼 도와주어야 하는지를 분석하는 일을 먼저 하자. 리더는 최고 결정권자이지만 최후의 결정권자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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