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조직개편…CEO-본부-지역대표 일괄 지휘 체계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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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단행된 LG전자 조직 개편은 사업부 중심의 완결형 체제를 구축했다는 게 골자다. ‘최고경영자(CEO)-사업본부-지역대표’로 이어지는 톱-다운 시스템으로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이는 5개 사업본부와 8개 지역본부 체제에서 일부 발생했던 업무 비효율성을 없애고 ‘사업부 중심의 스피드 경영’으로 시장 영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본준 부회장의 의지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품질과 마케팅, 경영혁신 3대 과제는 CEO 직속 경영혁신부문·글로벌마케팅부문이 담당한다. 구 부회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다.

◇경영, 사업부 중심의 완결형 체제=‘구본준식’ 조직 개편은 1일부터 적용한다. 각 사업부에 막강한 역할과 권한을 부여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도 철저히 묻는다. 이에 따라 내년 LG전자의 글로벌 경영은 4개 사업본부장의 경영철학과 의사를 각 지역본부가 신속히 수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본부는 사업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하기보다는 전사 중점과제 추진과 조직 관리로 그 역할이 변경되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다이렉트 의사결정을 통해 실행력 강화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해 나가겠다는 CEO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본사와 사업부 중심의 단일한 의사결정 체제 확립을 통해 스피드 경영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미국·브라질·중국·러시아 등 주요 법인에 본사 사업부와 지역본부 가교 역할을 할 HE팀과 HA팀을 신설한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조직 개편, 신사업 강화 포석=조직 신설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태양광 등 미래 사업으로 부상하는 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CEO 직속으로 경영혁신부문을 신설한 것도 눈에 띈다. 품질과 구매를 CEO가 직접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BS사업본부는 폐지했다. 기업(B2B) 영업을 독립적으로 하기보다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사업과 함께 해당 사업부가 하는 것이 생산성 제고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HE사업본부 산하 데이터스토리지(DS)사업부, MC사업본부 산하 PC사업부, BS사업본부 산하 카 사업부 등 3개 사업부는 기존 사업본부의 주력사업과 연관성이 높지 않아 CEO 직속의 독립 사업부로 재편됐다.

구본준 부회장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신수종 사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았다. 컴프레서·모터 등 전통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부품 및 헬스케어, 솔라(Solar), LED 조명 등을 담당하는 부서의 지위가 한 단계씩 격상됐다. 컴프레서 & 모터사업팀이 사업부로, 솔라 생산실은 생산팀으로, 헬스케어 사업실이 사업팀으로 각각 승격됐다. 수처리사업 태스크팀은 HA본부 직속으로 신설됐다.

◇성공스토리 인물 전면 배치=사업본부에는 해외 시장에서 LG 위상을 높인 전문가들이 중용됐다. HE사업본부 해외마케팅담당에 선임된 변경훈 부사장은 중남미와 러시아에서 공격적 영업과 마케팅으로 위상을 제고한 것으로 유명하다. 신문범 부사장 역시 인도에서 LG의 시장 지배력을 높여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이날 인사로 피터 A 스티클러 최고인사책임자(CHO)가 물러나는 등 C레벨급 외국인 임원들은 모두 교체됐다. LG전자는 더모트 보든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와 브래들리 갬빌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부사장급 외국인 경영진 5명은 전원 사임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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