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선정되는 종합편성채널이 한국 미디어산업에 일대 지각변동을 불러올 전망이다. 지상파 방송의 독과점 구조를 깨고 글로벌 미디어 탄생과 미디어 빅뱅을 촉발할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 방송업계가 우물 안에 안주하는 동안 해외 미디어기업들은 세계 전역의 `TV 안방 시장`을 삼켜버릴 기세로 영향력을 키워왔다.
글로벌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와 디즈니, 뉴스코프 등이 각각 40조~60조원의 연매출을 기록하는 반면 KBS, MBC, SBS 등 한국 지상파 3사는 모두 합해도 3조2000억원대 매출밖에 안된다. 특히 지상파 방송의 해외 매출 비중은 3% 선에 불과하다.
미국 방송사인 CBS의 과학수사 프로그램인 CSI는 200여 개국에 방영돼 20억여 명의 시청자를 확보했다. 영국 BBC의 프로그램 콘텐츠 수출액은 1년에 1조원이 넘는다. 그에 비하면 한국 방송산업은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벗지 못하고 있다.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한국의 방송 콘텐츠 투자는 연간 1조9000억원에 불과해 킬러 콘텐츠 제작이 어렵고 규모의 영세성을 벗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5년간 국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자체 제작 편성비율은 연평균 2.15% 줄고 손쉽게 프로그램을 구입해 틀어주는 비중은 계속 늘었다. 케이블TV가 자체 제작 능력을 갖추는 대신 지상파 프로그램을 재방송하는 채널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와 미디어업계가 종합편성채널 탄생에 기대를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정 수준을 충족하면 모두 통과시키는 절대평가를 통해 다수의 종합편성채널 사업자가 선정되면 치열한 시장 경쟁이 불가피하며 비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16년째 보도전문채널 mbn을 성공적으로 키워왔고 이번에 종편채널 출사표를 내는 매일경제미디어그룹은 전례를 찾기 힘든 규모의 국외 네트워크와 글로벌 콘텐츠 제휴를 통해 글로벌 미디어를 향한 포부를 한껏 키우고 있다.
다수의 종편채널 탄생은 미디어기업 간 인수ㆍ합병(M&A)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방송업계의 경영 체질을 강화할 계기가 될 수 있다.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는 "종편 도입을 통해 국내 방송시장을 글로벌 미디어 기업군으로 재편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용어설명…
종합편성채널 : 뉴스 교양 드라마 오락 등 모든 장르의 방송프로그램을 케이블TV와 위성방송 등을 통해 제공하는 방송 사업자다.
[매일경제 윤상환 기자/황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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