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시장, M&A로 경쟁구도 소용돌이 속으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IEEE 802.11n 표준와이파이AP 시장점유율

국내 와이파이 시장이 인수합병(M&A) 소용돌이 속에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대형 네트워크 기업들이 와이파이 전문기업을 인수하면서 시장 구도가 대형업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아직도 아루바네트웍스 등 전문기업이 독자 영역을 구축하고 있지만, M&A에 성공한 대형 업체들의 본격적인 시장 공략이 시작되면 기존 시장구도는 재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급성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와이파이 장비시장에서 M&A를 통한 대규모 이합집산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네트워크 업체가 와이파이 전문업체와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했던 유무선통합(FMC) 등의 사업도 M&A에 성공한 업체들이 점진적으로 자체 솔루션 비중을 높이면서 단독 추진 형태로 바꿔가고 있다.

지난 2005년 시스코가 에어이스페이스를 인수하면서 시작된 대형 네트워크업체들의 와이파이 전문업체 인수는 2007년 모토로라의 심볼 인수, HP의 2008년 콜루브리스, 2010년 쓰리콤 인수를 거쳐 이달 들어 주니퍼네트웍스의 트라페즈 인수로 방점을 찍었다.

초기 M&A에 성공했던 기업은 2~3년의 내재화를 거쳐 기존 장비들과 완벽한 유무선통합 제품군을 완성해 가는 상황이다. 한발 늦었지만 와이파이 시장에 합류한 주니퍼와 HP의 본격적인 가세는 시장 경쟁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네트워크 장비 시장의 특성이 유무선 토털 솔루션을 요구하는 상황으로 변화되면서 이들 업체 간 격한 경쟁이 예상된다.

먼저 시스코에 다양한 기업용 네트워크 제품군에서 겹치는 HP, 주니퍼의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시장은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AP)를 기준으로 볼 때 시스코가 40%를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아루바(21%), HP(8.2%), 모토로라(8.1%), 메루네트웍스(6.9%)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HP, 주니퍼 역시 시스코의 독주에 제동을 걸겠다는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강익춘 한국주니퍼네트웍스 사장은 “넷스크린를 인수해 기업용 네트워크 장비업체로 성공적인 안착을 했다”며 “트라페즈 인수를 통해 유무선 제품군을 모두 갖추게 됨으로써 최대 경쟁사인 시스코와도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시장을 수성하기 위한 전문업체들의 견제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시스코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전문업체 아루바는 알카텔-루슨트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형태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대형 네트워크 업체들의 시장 공략 이후에도 다양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유무선 통합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와이파이 영역에서는 여전히 시장에서 검증된 장비를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루바네트웍스 관계자는 “와이파이 전문기업은 인수합병으로 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무선에서는 전문기업의 역량이 인정받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